청와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진단키트 5만 1,000개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했다고 17일 밝혔다. 다만 ‘채취ㆍ수송ㆍ보존ㆍ배지 키트’(이하 채취키트)와 ‘검사 키트’ 중 어떤 것을 수출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첫 수출’이라는 점만 부각해, ‘성과를 과장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UAE에 진단키트 5만 1,000개를 긴급 수출했다”고 밝혔다. 그간 17개국이 정부 채널을 통해 진단키트 수출을 공식 요청했는데, 이 중 가장 신속하게 수출 절차를 밟을 수 있었던 것이 UAE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청와대가 수출했다고 발표한 키트는 ‘일종의 수송용기’라는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급히 브리핑을 열어 진단키트는 채취키트와 검사키트로 구성돼있는데, 이중 UAE에 수출한 것은 채취키트”라고 표현을 구체화했다.
검사키트의 경우 UAE를 포함, 17개국에 수출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UAE엔 이미 검사키트가 있어 채취키트 5만1,000개를 보내기 전에 소량의 검사키트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외교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전화통화를 했고, UAE는 이틀 만에 진단키트 구입을 요청해 왔다고 한다. 이에 외교부가 국내 생산 업체를 물색했고, 지난 주말 ‘노블바이오’사가 진단키트를 수출했다.
진단키트를 포함한 방호 물품 지원을 요청하거나 보건 전문가 파견을 요청한 국가는 26곳이다. 국내 진단키트 생산업체에 직접 수출 주문을 한 국가도 30여곳에 달한다. 강 대변인은 “진단키트의 첫 수출은 코로나19 관련 국제공조의 일환”이라며 “코로나 외교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 대변인은 “UAE와 외교 채널을 통해 ‘수출 사실을 공개해도 좋다’는 협의를 거쳐서 공개하는 것”이라며 “UAE는 우리 측의 신속한 수출에 깊은 사의를 밝혀 왔고, 추가 수출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진단키트는 마스크나 손 소독제 같은 수출 제한 대상이 아니고, 우리 기업에 수출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통화에서 코로나19 관련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가장 신속하게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확한 통계와 현황을 매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이번 사태를 극복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신뢰’를 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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