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의정부갑 출마 선언할 둣
문희상 국회의장 장남인 문석균씨가 4·15 총선에서 경기 의정부갑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갑은 문 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내리 5선을 한 곳이다. 문씨는 ‘세습 공천’ 논란 때문에 이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다 민주당 예비후보에서 사퇴했는데 다시 출마를 강행하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은 16일 고위전략회의를 열어 ‘당에서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에 대한 영구제명’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등에 따르면 문씨는 탈당 후 17일 경기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의 변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씨는 민주당 소속으로 의정부갑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가 지난 1월 자진 사퇴했다. 아버지의 지역구를 그대로 이어받는 ‘지역구 세습’ 논란이 일면서다. 총선 판세에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한 당 지도부가 나서 불출마를 설득했고 문씨는 “선당후사의 정신”을 말하며 경선 도전을 포기했다. 이후 민주당은 이 지역에 영입인재인 소방관 출신 청년 후보인 오영환씨를 전략공천했다.
하지만 지역 일각에서 오씨의 전략공천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불씨가 되살아났다. 앞서 박창규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장은 오씨 공천 발표 직후인 2일 당직자 400여명등과 당직 사퇴를 선언하며 “당이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생면부지의 영입인사를 전략 공천하는 폭거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씨의 출마 기자회견에도 불참했다. 국회 관계자는 “중량감 있거나 지역 연고가 있는 후보가 와야 한다는 당위가 강했던 지역위의 정서가 문씨 무소속 출마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문씨의 출마가 확정되면 의정부갑 본선은 민주당 오영환 후보, 미래통합당 강세창 전 당협위원장, 문석균씨, 홍문종 친박신당 의원 등의 4자 구도가 된다. 지역 조직이 중앙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를 거부하는 상황이 거듭된 데다, 문씨의 무소속 출마 기류까지 확실시되자 당 지도부도 공개적으로 영구제명을 언급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고위전략회의 후 브리핑에서 “우리 당에서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제명하기로 의결했다”며 “호남 지역에서 다른 당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거나 당선된 후 입당 또는 복당하겠다며 선거운동을 한 사례 역시 불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문씨를 겨냥한 조치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개별 후보자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아니고 전체적 기준”이라고 했다. 여권 표 분산 우려를 낳는 출마자로는 서울 동대문을 현역으로 컷오프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민병두 의원, 당의 서울 금천 지역구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 방침을 밝힌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 컷오프 이후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충북 청주 서원 현역 오제세 의원 등이 있다.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과 전용기 대학생위원 등 청년인재 7명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씨를 향해 “당의 결정으로 공천된 오 후보에게 조리돌림에 가까운 정치적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며 “그간 문희상 의장님이 보여주신 헌신은 충분히 존중 받고 존경 받아 마땅하지만 지금은 힘을 하나로 모아 당의 승리를 위해 진군할 때”라며 문씨에게 불출마를 거듭 호소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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