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총괄선대위원장 맡아… 종로 당선ㆍ총선 승리 ‘이중의 난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리더십이 4ㆍ15 총선을 앞두고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한 달 가까이 공들였던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카드’가 16일 최종 불발되면서 총선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처지가 됐다. 황 대표는 스스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서울 종로 선거를 뛰는 동시에 통합당 전체 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황 대표가 종로 선거에서 지거나 통합당이 총선에서 패하면, 그의 정치적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이중의 난제’를 안은 셈이다.
황 대표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영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미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김 전 대표의 ‘공천 흔들기’에 반발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중도 사퇴한 것도 황 대표 리더십에 상처를 남겼다.
황 대표의 앞길은 그다지 평탄하지 않다. 정계 입문 1년 2개월째인 황 대표는 전국 단위 선거 지휘 경험이 없다. 그가 치러 본 선거는 ‘미니 선거’인 지난해 4ㆍ3 재보선뿐이다. 이에 황 대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보수대통합을 주도한 ‘지략가’인 박형준 전 통합신당준비위원장과 ‘경제 전문가’인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를 선임했다. 신 명예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자문이었다. 박 전 위원장과 신 명예교수는 ‘김종인’ 정도의 이름값을 할 중량감 있는 인사는 아니다.
황 대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하기로 단단히 마음 먹은 듯하다. 그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관리위를 향해 “지역 여론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높이 헤아려주고 이기는 공천의 길도 살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공천을 재검토하라는 자신의 요구를 일부만 수용한 공관위를 향한 압박이었다.
비공개 회의에서 황 대표는‘김형오 공관위’가 서울 강남을에 낙점한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의 공천 취소를 전격 결정했다. 최 전 대표 공천 취소 안건을 황 대표가 직접 올렸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한 최고위원은“황 대표는 최 전 대표가 2014년 금융감독원에서 제재를 받은 이력을 거론하며 ‘준사법적 판단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후보로 부적절하다’면서 갑자기 의사봉을 두드렸다”고 전했다. 또 “대다수 최고위원이 ‘이런 식으로 취소하면 수도권 선거가 어렵다’는 의견을 냈는데도 황 대표는 거침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는 “지역구를 수시로 옮기는 것은 우리 당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불신을 키운다”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도 겨냥했다. 또“총선 승리라는 국민 명령에 불복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당내 다른 인사들에게도 경고를 보냈다. 통합당 관계자는 “그간 공천 과정에서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황 대표가 기강 잡기로 위기 돌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것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결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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