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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총 1경9475조원 증발… “전망조차 무의미”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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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총 1경9475조원 증발… “전망조차 무의미” 시계제로

입력
2020.03.16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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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증시, 10% 폭락 후 9% 반등… 투자자 불안에 롤러코스터 장세 

 채권ㆍ금 가격도 하락 “미친 한주”… 변동성 지속에 시장 혼란 불가피 

전날 폭락을 딛고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9% 이상 폭등한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날 폭락을 딛고 뉴욕 3대 지수가 일제히 9% 이상 폭등한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친 한 주(A crazy week)였다’. 세계 금융시장이 초토화된 지난 한 주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렇게 표현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은 물론이고 안전자산인 채권과 금 가격까지 동시에 떨어지는 상황까지 연출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극에 달했다.

코로나19가 역대 어느 전염병이나 금융위기보다 세계 금융시장을 빠른 속도로 짓누르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전망이 무의미할 정도의 ‘시계 제로’ 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경제 금융 시스템 내부에서 비롯된 위기가 아닌 만큼 감염병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며 회복력이 빠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세계 시총 1경9,000조 증발 

15일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현재 86개 주요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 1월 20일(89조1,565억 달러)보다 16조6,696억 달러(약 19%) 줄었다. 원화로 환산하면 52일 만에 1경9,475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이는 2018년 한국 GDP(1,900조원)의 10.3배에 달하는 규모다.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뿐 아니라 전례 없이 커진 변동성도 시장을 경악하게 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미국 증시는 12일(현지시간) 1929년 대공황 시기에 맞먹는 10% 가까운 폭락세를 기록했지만, 하루 뒤 장 막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자회견 등에 힘입어 9% 넘는 큰 폭의 반등에 성공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VIX) 지수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미국 내 확진자 수 급증과 정부의 유럽인 입국금지로 지난 12일 VIX지수(75.47)는 전날(53.90) 대비 40.02%나 폭등하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은 역대 최대치로 극심해졌다.

세계경제주요일정
세계경제주요일정

지난 13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도 같은 날 서킷 브레이커(거래 일시 중단)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장중 대 폭락장이 연출됐다. 장 막판 각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꺼내면서 코스피 낙폭은 3%대로 줄었지만 2013년 이후 약 7년 만에 1,800선이 깨지는 등 코로나19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 6일(2,040.22) 이후 한 주 만에 13% 넘게 하락했다.

 ◇변동 장세는 계속 전망 

전문가들은 변동성으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은 한동안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젠 골드만 세테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연구담당 대표는 “바이러스와 경제 영향에 대해 알려지지 않을 것이 너무 많다”며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CIBC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현지 언론에 “코로나19에 대한 더 나은 소식이 있기 전까지 시장에 지속 가능한 회복이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확산 시점에 투자업계가 앞다퉈 내놓은 증시 전망 역시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저마다 예상 코스피 하단을 100포인트 전후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전망은 코로나19를 국가에서 관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나 가능했다”며 “현재로선 이 사태가 언제 어떻게 끝날 지 알 수 없는, 경험해보지 못한 국면이라 추후 예상도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책 당국이 준비한 보완책에도 시장이 정상 기능하지 않는다는 점이 현재 글로벌 증시의 최대 악재”라며 “(투자자들의)심리적 불안에는 한도가 없어 추후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행보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국의 고강도 정책에 기대를 걸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나온다. 확진자 수 급증에 맞서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신호만이 현재 불확실성을 누그러뜨릴 유일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엔 연방준비제도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이, 2011년 유럽재정위기 땐 유럽중앙은행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도입 등 처방이 있었다”며 “극단적인 카드가 나와야 현재 위기도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정훈 연구원도 “글로벌 통화당국의 정책 공조가 구체화되고 있는 점 등이 중장기 관점에선 시장에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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