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60% 원인 ‘신천지’…비슷한 시기 감염돼 일시 격리
환자 수가 열흘 만에 10배로 폭증했던 경북 경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다.
15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경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4명 늘었다. 이로써 지난달 19일 2명의 첫 환자 발생 후 누적 확진자 수는 521명으로 집계됐다.
경산은 지난 5일 하루에만 59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누적 확진자 수도 지난달 26일 45명에서 열흘 만에 452명으로 10배 증가했다. 지난달 29일엔 생후 45일 신생아의 확진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환자가 폭증함에 따라 대구와 청도에 이어 세 번째 감염병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됐다.
‘제2의 대구’라는 말까지 나온 경산은 최근 환자 수가 많이 줄었다. 확진자 대부분을 차지한 신천지 신자들이 비슷한 시기 감염돼 일시에 격리 조치됐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경산 지역 환자를 발생 원인 별로 살펴보면 ‘신천지’가 312명(59.9%)로 절반이 넘는다. 첫 확진자 2명이 신천지 신자였고, 지난달 20일 확진 판정을 받아 자신과 접촉한 부시장과 시의회의장 등 공무원 41명을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한 경산시청 공무원도 뒤늦게 신천지 신자로 밝혀졌다. 경산은 대구지하철 2호선이 도심까지 연결돼 대구생활권에 있는 도시고, 대학 10개가 몰려 있는 ‘학원도시’다. 신천지의 주요 포교 대상인 20대가 많고 신자 대부분이 대구지역 슈퍼전파지인 대구교회에 출석, 코로나19 감염이 속출했다.
경산시 관계자는 “신천지 관련 확진자 가운데 20대와 30대가 전체 약 35%로 나타났다”며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 수가 많다 보니 대구처럼 한꺼번에 환자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경북도의 예방적 코호트 격리 조치도 확산세를 누그러뜨렸다는 분석이다.
경산은 초기 신천지 신자들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된 데 이어 노인요양시설 등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이에 경북도는 지난 9일 경산을 비롯해 도내 사회복지시설 581곳에 2주간 입소자의 외부출입을 제한했다. 이어 종사자들도 7일간 외출과 퇴근을 금지했다.
경북도는 도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중에 신천지 신자 77명을 찾아내 업무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죽하면 우리(경북도) 스스로 예방적 코호트 격리에 나서겠냐”며 “확진자 발생률이 감소추세지만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경산=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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