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입 126% 증가 등 원인
2015년 정점 이후 4년간 내리막
지난해 대미(對美) 무역수지가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가 개정되면서 미국산 자동차, 에너지 등에 대한 수입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한·미 FTA 발효 8년차 교역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114억달러로, 지난해 138억달러보다 17.4% 감소했다. 이는 한·미 FTA 발효 첫해인 2012년 기록한 152억달러보다 낮은 규모이자, 역대 최저치다. 대미 무역수지는 2013년 206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200억달러 흑자 시대에 진입한 이후 2015년 258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듬해 대미 무역흑자는 233억달러로 떨어졌고,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나타난 대미 무역흑자 감소 상황을 살펴보면 수출이 제자리 걸음을 걸었던 동안, 수입은 5%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미 누적 수출액은 733억4,4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9% 증가에 그쳤다. 한·미 FTA 개정으로 자동차(15.4%), 자동차 부품(4%), 석유제품(20.7%) 등의 대미 수출이 늘어났지만, 무선통신기기(-28.6%), 컴퓨터(-10.00%), 반도체(-7.5%) 등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반면 수입은 619억달러로 전년의 589억달러 보다 5.1% 늘었다. 특히 원유(99.7%), 액화석유가스(LPG·10.6%) 등이 급증했다. 한·미 FTA 혜택을 받아 세율이 낮게 책정된 미국산 원유의 수입량은 2018년 6,094만배럴에서 지난해 1억3,789만배럴로 126% 증가했다. LPG도 미국 셰일가스 생산 증가, 단가 하락 등으로 거래물량이 크게 늘었다. 항공기·부품(13.3%), 육류(6.5%) 등도 수입이 증가했다. 한·미 FTA 개정에서 수혜를 받은 자동차 수입도 4.4% 늘어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대미 주요 수입 품목은 원유, 반도체, 항공기·부품 등으로 특히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로 원유, LPG 수입이 늘었다”며 “이에 따라 미국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12.3%로, 3위인 일본과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의 대한(對韓) 투자는 신고 기준 68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제조업 투자가 9.7% 증가한 19억5,000만달러, 서비스업 투자가 20.7% 증가한 48억8,000만달러였다. 한·미 FTA 발효 후 8년간 미국으로부터 누적 투자 유치액은 375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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