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24. 4개월 믹스견 절미, 옹심, 꿀떡, 백설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먹거리로 많은 이가 찾는 곳이 제주입니다. 하지만 개에게는 그다지 아름다운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2018년 제주 보호소에서만 4,000마리의 개가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8년 반려동물 보호ㆍ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에서만 4,191마리의 유기견이 안락사 됐습니다. 특히 제주지역 유기ㆍ유실동물 수는 2016년 2,717마리, 2017년 5,581마리, 2018년 7,603마리 등 해마다 늘고 있는데요. 제주동물보호센터에 구조된 유기ㆍ유실동물의 평균 보호기간은 19일로 전국 평균 34일보다 짧고, 안락사 비율은 55.9%로 전국(20.2%)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손금주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 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제주에서 유기된 반려동물은 2만2,809마리로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고, 인구 비율을 고려하면 반려동물이 제일 많이 버려지고, 안락사 당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제주지역에 유기·유실 반려동물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요. 개를 풀어 키우는 문화, 그리고 잃어버려도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꼽힙니다. 기자가 2017년 제주 유기동물보호센터를 방문했을 당시 보호소에 근무하던 수의사는 “제주의 경우 풀어놓고 키우는 개들이 많은데 관광객들이 눈에 띄는 동물을 지나치지 않고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호소에 들어오는 유기동물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제주지역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장년층과 노년층의 경우 동물을 등록하거나 이름표를 달아주지 않고, 사라져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발견된 어미개는 농장을 지키다 버려지고 떠돌이 개가 된 경우입니다. 박나희(34)씨를 비롯한 제주지역 유기견 돕기에 나선 봉사자들에 따르면 어미개는 원래 귤 농장 지킴이로 길러지고 있었습니다. 당시도 제대로 관리 받지는 못하고 있었지요. 이후 새로운 보호자가 안덕면으로 데려왔지만 개를 방치했고, 결국 개는 집 주변과 주변 숲을 떠돌게 됐다고 합니다. 밥을 챙겨주는 봉사자들 때문인지 주변을 떠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잡히지도 않아 여전히 봉사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그러던 사이 지난해 12월 봉사자들은 밥을 놓으러 간 곳에서 새로운 생명을 발견했습니다. 어미개가 낳은 여섯 마리의 강아지였지요. 봉사자들은 계속 그곳에 강아지들을 두면 제대로 자라지 못하거나 자란다 해도 또 다른 떠돌이 개가 될 것을 염려해 보호하기 시작했고, 새 가족을 찾은 두 마리를 제외하고 사형제가 무럭무럭 자라며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절미는 힘이 세고 활발한 성격이며 사람을 잘 따른다고 합니다. 옹심이는 다른 형제들이 싸우면 중간에서 말리는 평화주의자인데 물을 마시는 것도 물장구치는 것도 좋아한다고 하네요. 꿀떡이는 밥도 산책도 잘하는 준비된 반려견인데요, 개 친구들보다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 애교쟁이입니다. 마지막으로 백설이는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혼자서 먹고 노는 독립적인 스타일인데요, 드라이브를 유독 좋아한다고 해요.
사형제는 현재 실내에서 지내면서 배변도 잘 가리고 산책도 잘 하고 있습니다. 제주가 아닌 지역에서 입양 시에는 봉사자들이 직접 강아지들을 데려다 줄 수 있다고 해요. 하지만 조건이자 봉사자들의 바람이 있습니다. 박나희씨는 “얼마나 클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중대형견으로 자랄 가능성이 크다”며 “되도록 실내에서 살면서 사람과 교감하고, 산책도 자주 함께할 수 있는 보호자였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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