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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모범국, 검사기관 교육ㆍ테스트ㆍ선정까지 단 3일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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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 모범국, 검사기관 교육ㆍ테스트ㆍ선정까지 단 3일 걸렸다”

입력
2020.03.16 0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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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혁민 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이사

“진단 검사 전문의 꾸준한 양성 결과… 검사장비 없는 일본 사태 심각”

이혁민 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이사(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제공
이혁민 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이사(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제공

이혁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이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감염병 진단 전문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법 시스템을 구축한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그는 현재 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신종 코로나 검역 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검사실에서 만난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뛰어난 신종 코로나 진단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은 우수한 전문 인력이 많아서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등 신종 바이러스 진단검사는 신속성과 정확도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데 우리는 중국, 일본, 미국 등과 달리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MDㆍMedical doctor)들이 의료기관에서 평상시 임상병리사 등 검사 인력들을 관리ㆍ교육하고, 진단시약(키트) 선정은 물론 검사결과를 명확하게 해석해 가능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검사법(RT-PCR)의 민감도(sensitivity)는 최소 95% 이상으로 6시간 안에 검사결과를 도출한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30년 넘게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를 양성한 결과로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자료(2018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수는 1,057명이다.

이 교수는 신종 코로나 검사기관 선정과 관련된 후일담도 공개했다. 그는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등 신종 바이러스 검사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기관이 약 151곳 정도인데 이중 이번에 신종 코로나 검사를 지원한 52곳을 대상으로 검사법 교육과 정확도를 평가해 1차로 46곳으로 선정했다”라며 “이들 기관의 검사 정확도를 판정하기 위해 학회와 질병관리본부 감염병분석센터 감염병진단관리과와 바이러스분석과의 도움으로 양성과 음성이 섞여 있는 검체를 보내 검사토록 했다”고 말했다. 검사를 지원한 52개 기관 중 5개 기관은 검사를 포기했고, 1개 기관은 검사 오류가 생겨 탈락했다. 이 교수는 “기관 교육을 지난달 4일에 실시하고, 6일 저녁까지 테스트 결과를 받아, 7일 1차 검사기관을 선정했다”며 “이 모든 것이 3일 만에 완료될 만큼 상황이 급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종 코로나가 창궐하는 국가 중 일본이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리는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 유전자 증폭검사법(PCR)을 실시할 수 있는 장비를 전국적으로 보급했지만, 당시 일본은 간이 키트로 대처했다”며 “결국 검사기관들에 검사장비가 공급되지 않아 신종 코로나 검사를 할 수 없어 환자가 방치되고 있는 게 일본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 유행 초기 진단검사법 설계가 잘못돼 혼선을 겪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우리나라처럼 신종 코로나 검사법(RT-PCR)을 개발했는데 시약 설계가 잘못돼 검사결과가 24시간 만에 나오는 기존 검사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중국은 신종 코로나 초기 보건당국에서 평가를 받지 않은 제조업체들이 쏟아낸 시약들 때문에 검사의 신뢰도가 추락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구ㆍ경북에서 벌어졌던 대규모의 집단감염은 감소하겠지만 계속해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현재 검사 질을 유지하면서 1시간 내 검사결과가 나올 수 있는 진단시약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진단시약이 개발되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소규모 감염자들을 신속하게 지역사회에서 분리해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 등 신종 감염병 검사를 할 수 있는 검사기관 수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신종 코로나 검사를 담당하는 민간 검사실은 그야말로 신종 바이러스 전장의 최일선”이라며 “검사실에서 만일 감염자가 나올 경우 (검사 시스템이 멈추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음압검사실 등 안전을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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