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CDC 비공개 논의 보도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최악의 경우 2억여명이 감염되고 최대 17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리들과 50여개 전문가 집단이 비공개로 논의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모델 분석 결과를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CDC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1억6,000만~2억1,400만명이 감염되고, 20만~17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 같은 대량 감염은 미국 내 여러 지역사회에서 서로 다른 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수개월, 길게는 1년 넘게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보건체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경고도 이어졌다. 코로나19 감염으로 240만~2,100만명의 입원 치료가 필요해지는 반면, 현재 미국 병원의 수용 인원은 92만5,00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최악을 가정한 것으로, 주정부와 기업, 시민 개개인이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경우 얼마든지 완화될 수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감염증 모델을 만드는 로런 가드너 미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도 “사람들이 행동을 바꾸면 이러한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며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적절 조치로는 감염검사 확대, 동선 추적,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등이 제시됐으며, 실제로 CDC는 개입에 따른 변화를 반영한 섬세한 모델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소식통으로부터 CDC 발표자료 캡처본을 입수한 뒤 논의 참여자 다수의 확인을 거쳤다고 보도 경위를 설명했다. 또 CDC 모델에 전체 인구 대비 비율로 적혀 있던 감염자, 사망자 예측치를 전문가 분석을 통해 절대수치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CDC는 무증상 감염자와 경미한 증세만 보이는 환자의 전염력을 주요 불확실 요소로 판단해 이번 모델을 대중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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