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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공관위 체제는 유지… ‘공천 철회’ 갈등 불씨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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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공관위 체제는 유지… ‘공천 철회’ 갈등 불씨 남아

입력
2020.03.14 0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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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사퇴… 황교안 “일부 공천 마지막까지 숙고를”

통합당 공천 막판 분란, 총선 30여일 앞 악재 우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석연 부위원장이 권한대행을 맡았다. 뉴스1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석연 부위원장이 권한대행을 맡았다. 뉴스1

4ㆍ15 총선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미래통합당의 공천 갈등이 결국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사퇴라는 파국으로 이어졌다. 황교안 당 대표는 물론 선거대책위원장이 유력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까지 공천 결과를 문제 삼자 김 위원장이 사퇴 카드로 맞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사퇴의 변에서“공관위원들은 당과 나라만 생각하고 열심히 했을 뿐”이라며 “공관위로서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이석연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본인은 물러나지만 그가 강조해온 ‘혁신 공천’을 기존의 공관위가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전날 황 대표의 공천 재심사 요구의 빌미가 된 ‘사천(私薦) 논란’에 대해서도 “어렵게 영입하면 사천이라고 하고, 옛날 사람이나 경력 있는 분을 추천하면 돌려막기라고 하느냐”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본보 통화에서“바깥에서 공관위를 지키는 보호막 역할을 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선대위는 선대위 역할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대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황 대표에게 서울 강남 지역 공천 철회를 요구한 김종인 전 대표가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공관위는 이날까지 253개 지역구 중에서 90%이상의 공천을 마무리했다. 지원 미달로 후보자를 찾기 어려운 호남을 제외하면 공천을 확정하지 않은 지역은 경기 의왕과천과 경기 시흥을, 경기 화성을 그리고 이날 공천이 철회된 서울 강남병까지 모두 네 곳이다. 나머지 지역은 후보가 확정됐거나 경선이 진행 중이다. 김 위원장으로선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면서도 혁신 공천이라는 명분과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선택을 한 셈이다.

공관위원들은 김종인 전 대표를 향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전날 공관위가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한 김미균 시지온 대표의 ‘친문재인 이력’이 당내에서 반발을 부르자, 김 위원장은 공천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공관위 관계자는“김미균 대표의 친여권 이력보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주도하고 의원까지 지낸 김종인 전 대표의 정체성이 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황교안 미래대통합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한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하며 김재원 정책위의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미래대통합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한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하며 김재원 정책위의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김 위원장 사퇴 이후 황 대표가 새로운 공관위원장을 선임해 ‘김형오 공관위’를 해체할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다. 다만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과 심야회동을 갖고 이석연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는 현행 공관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회동에 참석한 한 최고위원은 “공관위를 해체하는 데 다수가 반대했다”고 했다. 공관위가 공중 분해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최고위가 입장문에서 “일부 지역의 공천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오직 승리라는 목표 아래 더 합리적이고 타당한 공천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숙고해야 한다”고 해 논란의 불씨는 남았다. 김 위원장의 사퇴에도 일부 지역 공천을 재논의하라는 요구를 황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철회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통합당의 공천 분란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많다. 20대 총선에서 ‘180석 확보’를 자신하던 새누리당(현 통합당)이 공천 막판 청와대의 공천 개입과 당시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으로 상징되는 ‘내부 파워게임’에 민주당에 1당을 내준 아픈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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