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증시 패닉 속 국고채ㆍ美 국채 금리 상승, 금값 떨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위기 때마다 몸값을 높여왔던 안전자산 가격마저 약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마저 외면한 채 다투어 ‘현금 확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7bp(1bp=0.01%포인트) 상승한 연 1.149%에 장을 마쳤다. 1년물과 5년물도 각각 5.1bp와 12.7bp 올랐고, 10년물은 18.3bp 급등했다.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역시 전날 2.5bp 오른 0.842%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건 그만큼 시장에서 채권 수요가 줄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금,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린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올 초 미국-이란간 무력충돌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을 때 채권 가치는 상승(채권금리 하락)했다. 그러나 이날은 미국ㆍ유럽 증시가 10%대로 폭락하고,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하는 상황에서도 채권값이 떨어진 것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투자자는 현금을 가장 우선시하며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기에는 현금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의미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도 글로벌 폭락장에 가세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3.2%(52달러) 내린 1,590.3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국내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85% 내린 6만2,240원에 마감했다.
반면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 오른 97.46을 기록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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