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을 딛고 돌아온 김시우(25ㆍCJ대한통운)가 모처럼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으나, 미국프로골프(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달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회 도중 전격 취소되면서 아쉽게 도전을 멈추게 됐다.
대회를 주관하는 PGA는 13일(한국시간) 1라운드를 마친 이후 “선수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려고 모든 조치를 취했지만,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대회 중단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회가 다시 열릴 것이라는 언급은 없었다.
앞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대회 1라운드를 정상적으로 치른 이후 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는 ‘무관중 대회’로 치르기로 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상황에 대회 진행을 강행하는 것이 무리라는 지적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 대회에 참여한 루카스 글로버(41ㆍ미국)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위험이 커지고 있는데, 대회를 강행하고 있다”며 “팬들이 가까이 서서 사인 해달라며 모자를 건네는데,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대회가 중단되면서 모처럼 리더보드 상위에 올랐던 김시우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김시우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선두 마쓰야마 히데키(28ㆍ일본)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2019~20시즌 허리 부상으로 13개 대회에서 6차례 컷 탈락하는 등 부진에 허덕이던 그로서는 좋은 기회였다.
이날 김시우는 2017년 이곳에서 최연소로 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모습을 보여주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김시우는 11번홀(파5)에서 칩샷 이글로 일찍 상승세를 타면서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한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도 코로나19 여파에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을 포함해 세 개의 대회를 연기했다. LPGA 투어 사무국은 “다음주부터 잇따라 열릴 예정이던 볼빅 파운더스컵, 기아 클래식, ANA 인스퍼레이션 3개 대회를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연기한다”고 전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