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중단 논의에 소극적이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독 확진 사례가 나오자 긴급 회의에 들어간다. 다른 유럽 프로축구 리그와 달리 적극적인 선제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아스널은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켈 아르테타(38) 감독이 코로나19 검사 후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런던 콜니 훈련센터 역시 폐쇄했다”고 발표했다. 15일 영국 브라이튼의 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브라이튼과 아스널의 EPL 경기는 연기됐다.
추가 감염 가능성도 있다. 아르테타 감독뿐 아니라, 확진 판정을 받은 올림피아코스(그리스)의 구단주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와도 지난달 28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경기에서 접촉했기 때문이다. 마리나키스 구단주의 확진 소식 이후 일부 구성원을 격리조치 했던 아스널은 “아르테타 감독과 접촉했던 1군 선수들, 코칭 스태프 등은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EPL 사무국은 “아스널 감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고려해, 사무국은 앞으로의 일정에 관해 긴급 클럽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EPL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리그 진행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PL 측은 부랴부랴 긴급 회의를 소집했지만, 늑장 대응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간 EPL은 경기 연기나 무관중 경기에 경기 전 악수 전면 금지라는 대안만을 제시했을 뿐, 유독 리그 중단에는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판도 잇따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해설가 개리 네빌은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무관중 경기를 할 거라면, 협회는 시즌 일정을 연기해 보다 안전한 시기에 경기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유럽 5대 프로축구리그(독일ㆍ스페인ㆍ이탈리아ㆍ잉글랜드ㆍ프랑스) 중 이탈리아의 세리에A와 스페인의 라리가가 멈춘 상황에서도 강행 의지는 확고했다. 아스널의 발표 전 EPL 측은 레스터시티 FC의 선수 세 명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음에도 “이번 주말에 있을 EPL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아르테타 감독은 구단을 통해 “무척 실망스럽다”며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빨리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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