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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선언 나오자마자... 각국 봉쇄ㆍ폐쇄 초강경 조치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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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선언 나오자마자... 각국 봉쇄ㆍ폐쇄 초강경 조치 쏟아져

입력
2020.03.12 21:00
수정
2020.03.13 00:4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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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상징적 조치지만... 인도 외국인 입국 차단ㆍ호주도 유럽發 입국 금지 검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1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네바=EPA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1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네바=EPA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마침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ㆍ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선언했다. WHO의 팬데믹 선언은 각국에 새 방침을 내리는 게 아니라 대응 강화와 국가 간 협력을 촉구하는 상징적 조치다. 그럼에도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과 맞물리면서 세계 각국은 벌써부터 국경 봉쇄와 공공장소 폐쇄 등 초강경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팬데믹은 여러 대륙의 국가들에서 감염병이 동시에 대유행하는 현상을 뜻한다. 병의 위험도와 무관하게 세계적인 확산 정도와 지역사회 전파 등을 고려해 WHO가 자체적으로 판단한다. 닷새 전인 5일만 해도 “우리는 아직 거기(팬데믹)에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전 세계 확진자가 12만명에 육박하자 결국 팬데믹을 선언했다.

팬데믹 선포는 세계 각국에 대응 강화와 국가 간 협력을 촉구하는 의미를 가지지만, 새로운 대응 방침이나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건 아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WHO와 각국이 해야 할 일이 바뀌는 건 아니다”고 말했고,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이번 선언을 ‘충격요법’에 빗대며 “더 공격적이고 집중적인 행동을 위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WHO 선언과 맞물려 실제 각국은 코로나19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3일부터 30일간 영국을 제외한 전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여행 중지를 천명했다. 사실상 입국금지에 해당하는 초강경 조치다. 미국 발표 수시간 만에 “호주 정부도 유럽발 방문객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고 호주 일간 오스트레일리안 등이 전했다.

한동안 ‘코로나 청정지대’로 꼽혔던 인도는 최근 확산세가 가팔라지자 아예 외국인 입국을 전면 차단하는 초강경책을 11일 밤 발표했다. 외교관ㆍ국제기구 등 일부 예외 사례를 빼고는 관광ㆍ비즈니스ㆍ학생 비자 등의 효력이 오는 13일부터 내달 15일까지 모두 중단된다.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인도가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한 달간 세계로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도 11일 밤 식료품점과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에 휴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북부 이동제한령 발령(8일)과 이동제한령 전국 확대(10일)에 이어 대응 수위를 또 높인 것이다. 12일 중동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서도 당분간 모든 공공행사가 금지되며, 오는 6월 수도 누르술탄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도 취소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WHO의 팬데믹 선언에 “일본 정부 내에서도 미국과의 의견 조율을 통한 도쿄올림픽 1년 연기안 등이 나오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관중 경기를 하는 것보다 올림픽을 1년 미루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첫 의심환자 발생 3개월여만에 나온 WHO의 팬데믹 선언에 ‘늑장 대응’이란 비판도 커지고 있다. 자칫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릴 수 있어 신중했다지만, 각국 의료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달 말부터 팬데믹 단계 진입을 경고해왔다. 중남미에서 첫 코로나19 발생국이자 최대 발병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엔리키 만데타 보건장관은 “WHO의 판데믹 선언에 동의한다”면서도 “너무 때늦었다”고 비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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