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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4개주로 코로나 확산… “감염 규모 최대 1억5000만명 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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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4개주로 코로나 확산… “감염 규모 최대 1억5000만명 달할 수도”

입력
2020.03.12 18:00
수정
2020.03.12 19:3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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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룻새 확진 200명 이상 늘며 1200명대... 애리조나 등 절반 이상 “비상사태” 

11일 미 워싱턴주 커클랜드의 장기 요양시설 라이프케어센터에서 방역요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방호복을 벗고 손을 소독하고 있다. 커클랜드=AFP 연합뉴스
11일 미 워싱턴주 커클랜드의 장기 요양시설 라이프케어센터에서 방역요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방호복을 벗고 손을 소독하고 있다. 커클랜드=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내 44개 주(州)로 확산하면서 전체 감염자 수가 1,200명을 넘어섰다. 절반에 달하는 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에 나선 가운데 보건당국자는 “최대 1억5,000만명까지 감염될 수 있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오전까지 전국 50개 주 가운데 44곳과 수도 워싱턴에서 최소 1,25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집계했다. 전날 대비 2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도 7명 추가돼 37명이 됐다. 지역별로는 미국 내 확산의 진원지로 꼽히는 장기 요양시설 ‘라이프케어센터’가 위치한 워싱턴주의 환자 수가 335명으로 가장 많았고, 뉴욕주(216명)ㆍ캘리포니아주(201명)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주도 23곳으로 늘었다. 10일까지만 해도 청정구역이었던 사우스다코타주에서 하루 새 사망자 1명을 포함한 8명의 환자가 나오는 등 지역감염이 빠르게 진행되면서다. 미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들이 이미 비상령을 내린 가운데 전날 애리조나ㆍ뉴멕시코ㆍ루이지애나ㆍ아칸소주와 수도 워싱턴 등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각종 규제에 구애 받지 않고 코로나19 대응에 자원과 인력을 집중 투입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은 아직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하원 청문회에서 “사태의 핵심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다음달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의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 10일 브라이언 모나한 미 의회ㆍ대법원 주치의 역시 상원 비공개 회의에서 “국내 감염자가 7,000만명에서 최대 1억5,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수요가 폭증하면서 일선 실험실들의 검사 장비마저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미국 내 대다수 환자들은 직장과 학교, 병원 등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외여행이나 외국에 다녀온 확진자와 접촉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국경 안이 아닌 밖을 단속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발(發) 입국 금지 결정에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성명을 내고 “대통령이 국민과 경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감염과의 싸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며 “하지만 놀랍게도 미 전역의 진단키트 부족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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