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청춘” … 시청자들 마음 훔친 ‘이태원 클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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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청춘” … 시청자들 마음 훔친 ‘이태원 클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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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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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JTBC 제공

“제가 원하는 건 자유입니다. 누구도 저와 제 사람들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제 말, 행동에 힘이 실리고 어떠한 부당함도 누군가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제 삶의 주체가 저인 게 당연한, 소신에 대가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흙수저’ 청년 박새로이(박서준)의 흥미진진한 복수극이 TV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누적 구독자수가 1,300만명에 달하는 동명 인기 웹툰을 극화한 JTBC ‘이태원 클라쓰’다. 지난 1월 5%대의 시청률로 시작하더니 지금은 14.8%까지 뛰어올랐다.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SNSㆍ게시판 등 온라인 언급, 검색자 수, 동영상 조회수 등을 종합, 집계하는 콘텐츠 영향력지수(CPI)에선 드라마 중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설정 자체는 다소 식상하다. 주인공 박새로이는 학교 폭력을 일삼던 요식업계 대기업 장가그룹 2세 장근원(안보현)을 때려 눕혀 퇴학 당하고 뺑소니로 아버지를 숨지게 한 장근원을 다시 때려 눕혀 전과자가 된다. 출소한 뒤 실내포차 ‘단밤’을 차린 그의 목표는 오직 하나. 아버지를 죽인 장가그룹 오너일가에 대한 복수다. 전형적인 다윗과 골리앗 구도인데다 다소 비현실적인 전개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인기몰이는 파죽지세다. 젊은 세대는 물론 중년층까지 사로잡았다. 인기 비결이 뭘까.

웹툰 '이태원 클라쓰'는 누적 구독자수가 1,300명이 넘는 히트작이다. 다음웹툰 제공

우선 명확한 선악구도다. 소신을 중시하는 ‘중졸 전과자’ 박새로이와 성공을 위해 약자를 짓밟는 장가그룹 회장 장대희(유재명), 두 인물은 선악으로 또렷하게 대비된다.

캐릭터간 관계도 독특하다. 박새로이의 복수극을 완성하는 건 ‘소시오패스’를 자처하는 스무살의 천재 매니저 조이서(김다미)다. 조이서는 단밤의 메뉴 개발과 마케팅을 총괄하며 성공시킬 뿐 아니라 장대희에게 못된 것만 배운 악당 장근원에게 뺑소니 사고 자백까지 받아낸다. 조이서는 사랑에도 주체적이다. 박새로이를 얻기 위해 그의 첫사랑인 오수아(권나라)를 가로막는다.

주변 인물들도 독특하다. 단밤 식구인 전직 조폭 최승권(류경수), 트랜스젠더 셰프 마현이(이주영), 혼혈 김토니는 물론, 째째한 일수업자인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의리 만점의 부동산 재벌인 이태원 할머니 등이 극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원작자 광진이 대본에 녹여낸 ‘사이다 대사’도 인기다. 고교시절 장근원을 혼내준 박새로이는 자신에게 무릎을 꿇으라는 장대희에게 이렇게 말한다. “장근원에 대한 사과는 할 수 없습니다. 하나도 안 미안하거든요.” 트랜스젠더임이 알려져 공격당하는 마현이에겐 “네가 너인 것에 누군가를 납득시킬 필요는 없어”라고 말한다.

이 모든 걸 뒷받침하는 배우들 역량 또한 칭찬할 만하다. ‘만찢남’ 박서준은 물론, 냉혈한에서 여린 감수성까지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김다미,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으로 변신한 유재명, 망나니 재벌2세를 연기한 안보연의 활약은 극의 긴장을 조이고 푸는 역할을 한다.

이렇다 보니 드라마의 핵심은 ‘복수’보다는 ‘성장하는 청년’이란 평가가 나온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자신들이 만든 프레임 안에서 살기를 바라는 부모 세대의 요구에 맞서 기성세대와는 다른,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서로 공감하고 배려하며 연대하면서 세상의 부조리와 싸우겠다는 청년들 모습이 담겼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드라마”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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