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시가 허경영 국가혁명배당금당 대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각종 모임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아랑곳 않고 주말마다 수백명이 모이는 강연을 계속 갖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2일 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23일 허 대표 측에 강연 중단을 요청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허 대표는 시의 요청을 거부하고 지난달 29일 강연을 강행했다. 수강료가 최대 1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때도 500명 이상 하늘궁을 찾았다. 시에 강연장 용도로 등록된 하늘궁은 허 대표의 거처다. 1~3층짜리 건물 4개동으로 구성됐다. 내부에 500명가량 수용할 수 있다.
참다 못한 양주시는 지난 1일 허 대표 앞으로 긴급 제한조치 통보 공문을 발송했다. 강연 강행 시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오후엔 경찰과 합동으로 하늘궁에 들어가 지지자 등 200여명을 강제 해산시키기도 했다.
한바탕 소동에도 불구하고 양 측 갈등은 지난 8일에도 이어졌다. 강연은 열리지 않았지만, 하늘궁 앞에서 강연신청을 접수 받는 바람에 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장흥면 주민 100여명은 이날 하늘궁 앞에서 강연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허 대표 측은 “향후 2주간 현장 강연 중단과 함께 온라인으로만 강의를 진행하고, 강연 신청접수도 하늘궁 외 장소에서 받겠다”고 시에 회신했다. 시 관계자는 “약속의 이행 여부는 그날이 돼 봐야 알 수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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