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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유럽 오지 마세요” 교민들이 호소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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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유럽 오지 마세요” 교민들이 호소하는 이유는?

입력
2020.03.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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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교민들 “유럽도 코로나19 공포… 평화롭지 않다” 

이탈리아 정부가 10일 전국에 이동제한명령을 내리자 로마 시민들이 급히 마트에서 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로마=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정부가 10일 전국에 이동제한명령을 내리자 로마 시민들이 급히 마트에서 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로마=EPA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는 등 유럽에서도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면서 현지 체류 및 여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 교민 사이에서는 “유럽으로 여행오지 말라”는 목소리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북유럽 국가에 거주 중인 한 유학생(fo****)은 12일 유럽 여행 커뮤니티에 “아직 (유럽 여행을) 출발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오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글을 올렸다.

이 유학생은 “덴마크에서 모든 학교 휴교령과 공무원의 재택근무, 대중교통 이용자제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며 “(유럽에) 와서 전염되는 것도 걱정이지만, 유럽연합을 벗어나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처럼 도시를 폐쇄하거나 숙박 업소에서 안 받아주면 정말 답이 없을 것 같다”며 “수수료 걱정보다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다시 한 번 고려해보라”고 말했다.

또 스웨덴에 거주 중인 한 교민(su****)은 “한국은 확진자가 감소 추세로 접어들고 있지만, 유럽은 이제 시작하고 있다. 한국에 확진자가 많아도 오히려 한국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출국하면서 경유지나 비행기 내에서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인천에서는 모두가 마스크를 쓰겠지만 경유지에서부턴 거의 다 마스크를 안 쓸 거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스웨덴은 의사 및 코로나 확진자만 마스크를 처방 받아 쓰는 구조인데다 마트에서는 이미 마스크가 품절”이라며 “단체 활동을 통제하는 상황도 아직 아닌 것 같고, 음식점도 한국만큼 위생관념이 좋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해당 교민에 따르면 일부 현지인들은 동양인을 인종 차별하거나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왕 유럽에 온다면 모두가 환영해줄 때 오는 게 돈도 안 아깝고 좋을 것 같다”며 “정말 꼭 가야 하는, 손해가 막대한 금액이 아니라면 억울하더라도 전세계가 안정된 후에 가야 더 즐거운 추억을 만들면서 여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0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네덜란드에서도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유학생(ky****)은 “이곳은 한국처럼 접촉자나 경미한 증상자를 다 검사하지 않고 밀접 접촉자가 아닌 이상 흉통 정도는 생겨야 주치의 결정에 따라 검사를 진행한다”며 “바이러스가 워낙 전 도시에 퍼져있고, 확진자 동선 공개가 안 되는데다 나라가 작아 시민들이 기차를 타고 타 도시로 출퇴근을 해 공포스러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 시기에 유럽에 온다는 건 중국이 한창 코로나19로 난리였을 때 중국에 여행을 가는 것과 똑같은 생각”이라며 “시민들이 마스크를 안 쓰는 것은 위험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부에서) 마스크를 권장하지 않을뿐더러 (시민) 절반 이상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글에는 “저도 유럽 사는 입장에서 너무 공감한다. 유럽 사람들이 마스크만 안 쓰고 다닐 뿐인데 다들 너무 평화롭고 좋다고 하니 답답하다”(sh****), “본인뿐만 아니라 한국과 유럽 현지인들을 위해서라도 여행은 자제했으면 한다. 포르투갈도 평화롭지 않다”(da****), “더블린도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결코 여행을 즐길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vi****) 등 공감한다는 교민들의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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