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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19 팬데믹” 선언했지만… “늑장 대응”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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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19 팬데믹” 선언했지만… “늑장 대응” 비판 봇물

입력
2020.03.12 06:47
수정
2020.03.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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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110여개국서 12만명 감염 ‘대혼란’ 초래 

 WHO “각국, 신속하고 공격적 행동 취해달라” 

 韓ㆍ中 확진자 감소 언급하며 “차단 가능” 강조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팬데믹을 선언하며 말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팬데믹을 선언하며 말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번 선언이 늑장 대응이란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WHO가 대응 방침을 두고 고민하는 사이 110여개국 12만명에 이르는 사람이 감염됐고, 사회ㆍ경제적 혼란이 가중됐다.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로 74개국에서 3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팬데믹을 선포한 것과 비교하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본부에서 “코로나가 팬데믹으로 특정 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2주간 중국 이외 지역의 코로나 확진 사례가 13배 늘었고 영향을 받은 국가의 수도 3배가 됐다”며 “114개국에서 11만8,000건이 넘는 사례가 나왔고 4,29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 몇 주 동안 우리는 코로나 확진 사례와 사망, 영향을 받은 나라의 수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늑장 선언에 대해선 “팬데믹은 가볍게 또는 부주의하게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다”라며 “잘못 쓰이면 불합리한 두려움 또는 싸움이 끝났다는 부당한 인식을 줘 불필요한 고통과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팬데믹으로 묘사하는 것이 이 코로나바이러스가 가하는 위협에 대한 WHO의 평가를 바꾸지는 않는다. WHO가 하는 일과 각국이 해야 하는 일들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전에 코로나가 촉발한 팬데믹을 본 적 없고, 동시에 통제될 수 있는 팬데믹을 본 적이 없다”며 “WHO는 첫 사례 보고 이후 전면 대응 태세에 있었다”고 말했다.

각국에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공격적인 조처를 내려달라고 주문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우리는 각국에 매일 같이 신속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라고 촉구해 왔다. 모든 나라들이 여전히 이 팬데믹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며 “각국이 감지, 검사, 진료, 격리, 추적하며 대응을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면 소수의 코로나 사례가 집단이, 집단이 지역감염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중국의 확진자 감소 추세를 언급하며 ‘차단 가능한 감염병’이란 점을 역설했다. 그는 “확진 사례 90% 이상이 단 4개국(중국, 이탈리아, 이란, 한국)에서 나왔는데, 이 중 한국과 중국에선 상당히 감소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 이탈리아, 한국이 바이러스 둔화와 코로나 통제를 위해 취한 조치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또 “모든 나라는 건강 보호와 사회·경제적 지장 최소화, 인권 존중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며 “WHO의 권한은 공중 보건이지만, 우리는 사회ㆍ경제적 결과를 완화하기 위해 모든 부문의 많은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건 단순한 공중 보건 위기가 아니다. 모든 부문을 건드리는 위기”라며 “따라서 모든 부문과 모든 개인이 이 싸움에 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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