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가 위치한 서울 구로구 건물 내 사무실이 10일 폐쇄돼 있다. 이한호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콜센터 폐쇄 행정명령” 가능성을 언급하자 콜센터를 주요 영업수단으로 활용 중인 금융사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상당수는 이미 분산근무 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하고 있지만 “폐쇄 명령이 현실화될 경우, 고객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와 카드사를 비롯해 콜센터를 운영하는 금융사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상대책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가장 흔한 조치는 콜센터를 여러 개로 나누고 같은 건물이라도 여러 공간에 사무실을 나눠 분산 운영하는 것이다. 또 직원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수시로 사용하도록 하거나 체온 수시 측정, 직원 간 좌석 거리 벌리기 등 지침도 마련했다.

하지만 콜센터 운영을 외주 기업에 맡기는 경우 일률적인 관리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콜센터 역시 외주업체를 통해 운영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업 규모에 따라 고객 대응을 사업부문별로 외주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있는데, 일차적인 운영은 해당 업체가 맡게 되므로 대응 속도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카드사들이 비상 대책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업체와 계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센터의 업무상 재택근무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고객 요청에 응대하려면 개인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데, 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회사 외부에서는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전화 영업 부문은 여기서 일하는 보험설계사나 카드ㆍ대출모집인 등이 원칙적으로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재택 근무를 일방적으로 강제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박 시장이 꺼내든 콜센터 폐쇄 가능성에 금융사들은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응답, 온라인, 모바일 대응 등으로 업무를 분산한다고는 하지만 대고객 서비스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노약자들이 전화 상담을 선호하는데, 이들도 덩달아 피해를 입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콜센터 운영 상황과 코로나19 예방 조치 실태를 살피기 위한 조사에 돌입하면서 금융권 업종별 협회에 ‘띄어 앉기’ 등 조치를 취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를 위한 제도적 보완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