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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눈]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 정보 어디까지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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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눈]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 정보 어디까지 해야 할까

입력
2020.03.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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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표시한 지도.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표시한 지도.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3월 2일(월) 자택→ 내과(도화동 소재)→ 약국(도화동 소재)→ 자택’

지난 9일 서울 마포구청 블로그에 올라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 동선이다. 이 확진자는 서울 중구 백병원에 입원 중이던 78세 여성 환자로 대구에 살던 사실을 숨기고 딸과 함께 마포구에 산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관심이 쏠린 인물이다. 해당 동선을 공개한 글에는 마포구청의 동선 공개를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이 500개 넘게 달렸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동 시간과 들른 장소 이름 등을 자세히 공개한 것과 달리 정확한 장소를 알 수 없어 불안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마포구는 11일부터 확진자 동선 관련 정보를 기존보다 더 제공하고 있다. ‘11:00 자택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271번 버스 탑승→상암고 앞 7730번 버스 환승→수색교 하차. 12:30 상암동 친정집’ 같은 식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11일 이전에는 다른 지역 확진자가 마포구를 거쳐간 상황이라 장소 이름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제 마포구 확진자가 발생했고 주민들이 정보를 요구하는 점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271번 정류장이 어디인지, 상암동 친정집은 어디인지 알려달라는 문의가 이어졌다. 또 마포구 4번 확진자의 동선 공개 정보에서는 ‘다른 구 관내 음식점’의 상호 이름은 해당 구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도 비판이 거셌다.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확진자의 거주지 일대에서 용산구보건소 감염병관리팀 방역기동반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확진자의 거주지 일대에서 용산구보건소 감염병관리팀 방역기동반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에서는 지난 8일 대구시가 지역 내 임신부 코로나19 확진자 6명의 발생 소식을 발표하면서 산부인과 동선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놓고 임신부들의 불만이 커졌다. 대구시는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업데이트가 어렵다고 보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온라인 맘카페에서 ‘대구시에 사는 임신부’라고 밝힌 글쓴이는 8일 “개인정보를 묻는 것도 아니고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병원만 알려달라는 건데 알려주지 않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확진자 별 동선 공개는 사생활 침해 vs 안전 위해 필요 

서울 마포구의 맘카페 등에서는 마포구의 코로나19확진자 동선 공개가 다른 지역보다 정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거세다.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서울 마포구의 맘카페 등에서는 마포구의 코로나19확진자 동선 공개가 다른 지역보다 정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거세다.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질병관리본부와 지자체는 온라인과 언론을 통해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의 동선 공개 정도를 놓고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확진자 별로 날짜와 시간대 별 이동 경로가 공개되면서 온라인에서는 “불륜이냐” 등 근거 없는 추측이 잇따랐고, 불필요한 사생활이 노출되는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여기에 개인을 특정하지 않은 채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성명마저 나온 상황이다. 인권위는 9일 성명을 통해 “개인을 특정하지 않고 시간대 별로 방문 장소만을 공개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OO구 O번 확진자’가 몇 시에 어디를 갔다는 방식이 아니라 ‘OO구 확진자들’이 몇 시에 어디를 갔다는 방식으로 바꾸는 걸 고민해 봐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현재 정보공개 방식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장소만 말해주면 된다. 이건 심각한 사생활 침해다.”(chung****), “그냥 장소만 말해주면 될 것을 굳이 나이랑 성별에 번호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다.”(xing****)며 현재 공개 방식에 대한 사생활 침해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동선공개 확실히 잘하고 있다. 절대 바꾸지 말라.”(skyn****), “그나마 동선공개로 확산 막고 있는 것이다.”(wlsd****), “떳떳하면 공개해도 무방하다.”(jks3****) 등 지금처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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