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속에 무사히 영국에 도착한 배드민턴 대표팀이 도쿄로 가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11일부터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전영오픈은 도쿄행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림픽 출전 선수 명단은 4월 마지막 주 세계랭킹에 따라 결정되는데 전영오픈은 그 전에 열리는 대회 중 가장 많은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다. 1899년에 창설한 세계 최고 권위의 배드민턴 대회로 월드투어 등급이 가장 높은 ‘슈퍼 1000’ 대회다.
대표팀은 전영오픈을 시작으로 쉼 없이 대회에 출전한다. 스위스오픈(17∼22일), 인도오픈(24∼29일), 말레이시아오픈(31일∼4월 5일), 싱가포르오픈(4월 7∼12일),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4월 21∼26일)까지 약 50일 동안 6개국을 도는 레이스다.
체력 안배에만 신경을 써도 모자랄 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이중고를 안게 됐다. 당장 대표팀은 이번 대회 참가조차 불투명했다. 영국은 한국인의 입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국가로 이용대(요넥스)-김기정(삼성생명)이 선발대로 먼저 출국해 무사 통과를 확인한 뒤에야 본진이 출발했다.
대표팀은 한 대회가 끝나고 짬이 생겨도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곧바로 다음 국가로 이동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14일 이내 한국 방문 여행객의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싱가포르오픈 이후에는 다시 필리핀으로 곧장 날아간다. 필리핀이 최근 중국 선수들의 입국을 불허한 것을 고려한 일정이다. 그럼에도 인도오픈은 출전이 불투명하다. 인도는 정부 방침에 따라 한국 선수들의 비자 효력을 정지했다.
여러 모로 중요해진 전영오픈에서 한국은 2017년 여자복식 장예나(김천시청)-이소희(인천국제공항) 이후 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4위 이소희-신승찬(인천국제공항)과 5위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여자단식의 에이스인 세계랭킹 9위 안세영(광주체고) 등이 기대를 모은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는 전영오픈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 19 예방과 관련해 "악수하는 데 불편을 느끼는 선수는 다른 방식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표현을 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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