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들 원래 마스크 착용 안해, 지금은 없어서 더 못 껴”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가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탈리아 베니스에 위치한 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유학 중인 이씨는 1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람들이 완전 패닉이거나 아니면 아예 신경을 안 쓰는 것처럼 보였다”며 “패닉인 사람들은 슈퍼 앞에서 줄 서서 음식 사재기하는데 아예 신경 안 쓰는 사람들은 지금 봉쇄령 내려졌는데도 오늘도 아기들 그냥 밖에서 공 차고 뛰어 놀고 있더라”라고 밝혔다.
진행자가 “이 상황에서 마스크도 안 끼고 놀고 있는 건가”라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며 “여기 사람들은 마스크를 진짜 안 낀다. 한 100명에 1명 정도밖에 안 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유럽 사람들은 원래 마스크를 끼면 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한다더라”며 “원래 한국은 꼭 미세먼지가 아닌 날에도 평소에 감기 걸리거나 그래도 마스크를 끼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유럽은 진짜 아픈 사람들만 마스크를 낀다고 생각을 해서 평소에 아예 안 낀다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지금은) 마스크가 없어서 못 낀다고 들었다”며 “유럽에는 마스크가 필요가 없으니까 마스크를 만드는 공장이 별로 없지 않나. 대부분 아시아 쪽에 있는데. 그쪽에서 마스크 수출을 안 하니까 아예 구할 방법이 없어서 끼고 싶어도 못 낀다고”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역별 확진자 수와 동선 등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것에 대해 현지인들도 2월 마지막 주부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슈퍼에서 생필품도 떨어져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씨는 전국 봉쇄령에 대해서는 “살고 있는 지역 밖으로 못 벗어난다고 알고 있다”며 “저 같은 경우, 밥은 기숙사에서 해 먹고 평소 기숙사 안에 있는 것처럼 지내고 있어서 밖에 못 나가는 거 빼고 생활 자체는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세계적으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0일 오후 6시 기준(현지시간) 전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만14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전날 대비 168명 급증한 631명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9일 오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유효한 주민 이동제한령을 전역으로 확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6,000만명에 이르는 이탈리아 국민은 업무ㆍ건강상 필요 등 합당한 사유 없이는 거주지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게 됐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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