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ㆍ벽에 튄 비말이 며칠 갈 수도…“마스크 쓰고 손 닿는 곳 다 조심”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 콜센터가 입주해 있는 건물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건물 엘리베이터를 오피스텔 입주민과 입주사 직원이 함께 이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엘리베이터를 매개로 다른 층으로까지 감염이 확산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의학계에 따르면 엘리베이터는 신종 코로나 환자와 동승했을 경우는 물론이고, 그렇지 않았을 때도 감염 통로가 될 수 있는 ‘위험한 공간’이다. 엘리베이터 내 최대 감염 우려 지대는 다름 아닌 ‘버튼’.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서 튄 비말이 버튼이나 손잡이, 거울에 묻어 있을 수 있고 이 비말은 저온 건조한 겨울에는 수일까지 갈 수 있다”며 “이럴 경우 환자와 대면하지 않고도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도 “손에 묻어서 감염 되기 때문에, 손이 가는 곳은 다 조심해야 한다”며 “특히 엘리베이터 내부에 있어 해당 층 이용자만 누르는 버튼보다는 모든 사람이 누르는 1층 엘리베이터 외부에 있는 버튼에 더 많은 바이러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콜센터가 위치한 건물은 19층짜리 주상복합으로 확진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층 입주사 직원 혹은 오피스텔 입주민과 여러 차례 밀접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확진 사례에서도 엘리베이터를 통한 감염은 위험 요소로 자주 등장했다. 서울 금천구 에이스하이엔드타워 3차 건물에서 근무하다 지난 8일 확진된 A씨도 같은 층에 위치한 다른 회사 확진자와 평소 같은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을 사용해 방역당국으로부터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엘리베이터를 통한 감염 위험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우주 교수는 “감염을 막으려면, 엘리베이터에 손 소독제를 비치해 놓고 드나들 때마다, 접촉할 때마다 손을 소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어디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이니만큼, 엘리베이터와 같이 밀폐된 공간, 사람이 밀집한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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