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3선ㆍ강원 강릉) 의원이 미래통합당 4ㆍ15 총선 공천에서 10일 탈락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권 의원이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전력을 문제 삼았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보수대통합 정신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권 의원은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반발했다.
공관위는 권 의원 대신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공천했다. 공관위가 강릉에서 추가 공천 신청을 받은 지 하루 만으로, 홍 전 장관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면접을 본 지 1시간 30분만에 공천을 받았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시대의 강을 건너려면 밟고 지나야 할 다리가 필요하다”며 권 의원의 탄핵 동참 전력이 낙천 사유가 됐음을 시사했다.
권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위원장이 3주 전부터 불출마를 종용했다”며 “김 위원장이 지목한 다른 후보를 제가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사천’이라는 뉘앙스를 풍긴 것으로, 공천이 막바지로 흐를수록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상처를 입고 있다.
검사 출신인 권 의원은 통합당 의원들 사이에서 상당한 신임을 받는다. 2018년 지방선거 성적과 대여 투쟁 평가 등 객관적 지표도 낙천 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재판 2심에서 무죄를 받아 통합당 총선기획단이 정한 부적격 기준(공천 신청 당시 하급심에서 집행유예 이상 판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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