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해외 주력 시장인 중동 지역 수출 회복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중동 유통업체 ‘알로코자이 인터내셔널’과 2조2,000억원(약 18억달러) 규모의 판매 계약 이후, 잠시 주춤했던 중동 시장 공략을 재개하면서다.
10일 KT&G에 따르면 최근 체결한 알로코자이 인터내셔널과의 계약은 2027년 6월까지다. 세부 계약을 살펴보면 계약 기간 동안 KT&G가 알로코자이 인터내셔널에 일반 담배 제품을 공급하고, 알로코자이에서 중동과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권역 내 국가들에게 재판매하는 게 핵심이다. KT&G 관계자는 “중동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위험 요인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중동과 CIS 권역은 한때 KT&G의 해외 수출의 50%를 차지하면서 최대 시장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정세 불안과 환율 급등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도 정체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KT&G는 이번 계약 추진 과정에서 연간 최소 판매 물량 조항을 새로 도입했다.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서다. KT&G 관계자는 “보통 5년 이내였던 계약 기간을 크게 늘렸고, 최소한의 보장 수익을 설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현지 수급을 해결하기 위해 수출 물량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KT&G는 이번 계약에 앞선 지난 1월, 글로벌 기업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전자담배 수출 계약을 맺었다. KT&G가 3년간 자사의 전자담배 ‘릴’ 제품을 PMI에 공급하고, PMI는 이를 한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서 판매한다는 게 주된 계약 내용이다. 이 계약은 담배업계의 오랜 경쟁 관계인 두 기업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KT&G는 PMI의 유통망과 노하우를 활용해 해외 진출을 본격 추진하고, PMI는 제품을 다양화해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에 ‘윈-윈’이란 평가도 나왔다.
KT&G 측은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의 ‘쌍끌이’ 전략으로 해외 사업에서 한 차원 높은 도약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계 80여개국에 진출한 KT&G의 올해 글로벌 시장 목표는 100여개국으로 수출 전선을 확대하는 것. KT&G 관계자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고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의 신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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