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문가회의 “수개월에서 해 넘길 수도”
뉴욕 보건관계자 “9월까지 이어질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했다고 밝혔다. 일본과 미국 등에선 코로나19의 유행이 올 가을에서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본부에서 “이제 코로나19가 많은 나라에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팬데믹의 위협이 매우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 동안 100개국에서 보고한 코로나19 사례가 10만건을 돌파했다”면서 “많은 사람과 국가가 그렇게 빨리 피해를 봤다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라고 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어 “코로나19는 역사상 처음으로 통제될 수 있는 첫 팬데믹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기 대처로 코로나19를 늦추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서 보고된 8만명의 확진자 중 70% 이상이 회복해 퇴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는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본 정부 내 전문가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내 감염자의 지속적인 증가를 경고했다. 특히 다테다 가즈히로(館田一博) 일본감염증학회 이사장은 “인플루엔자처럼 따뜻해지면 사라지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면서 “이와 싸우는 데 해를 넘길지도 모른다”고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오미 시게루(尾身茂) 지역의료기능추진기구 이사장은 일본의 상황에 대해 “폭발적인 감염 확대는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아직은 일정 정도 버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의 유행이 올 가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옥시리스 바벗 뉴욕시 보건위원은 “감염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낙관적으로 본다면 9월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과 가족 간 접촉, 공공장소 노출 등을 주요 감염 요인으로 파악한 발병 초기 판단을 수정해야 한다”며 “현재는 바이러스가 전달될 수 있는 여러 다른 경로가 있다는 증거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회견에 동석한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코로나19 확산 억제는 의심의 여지 없이 수개월에 걸친 긴 싸움이 될 것”이라며 “상황은 계속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비상사태를 선언한 뉴욕주(州)에선 하루 새 확진자가 37명이 늘어 이날까지 총 142명으로 집계됐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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