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승무원 측 “부당 해고”
중국 동방항공(사진)이 최근 2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한 한국인 승무원 70여명에게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동방항공은 전날 계약직 한국인 승무원 73명에게 '경영악화로 계약연장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이들은 이 회사 14기로, 2018년 1월에 입사한 '막내' 기수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방항공은 통상 신입 승무원을 뽑아 2년간 계약직 신분으로 근무하게 하고, 이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줬다. 동방항공은 14기를 마지막으로 한국인 승무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회사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동방항공은 한국인 승무원에 대해 계약연장을 하지 않은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계약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한국인 승무원들은 당연히 무기계약직으로 계약이 연장될 것이라 생각했던 만큼 이번 회사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승무원은 "최근까지도 회사 관리자가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며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이탈리아와 일본 등 다른 국적 승무원들은 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고 통보를 받은 승무원들은 개별 퇴직 합의를 거부하고 '중국동방항공 14기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73명 승무원을 대리하는 최종연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변호사는 "사업주가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를 여러 차례 주었으므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 사안으로 보인다"며 "경영난을 이유로 해고하더라도 정리해고 절차와 요건을 준수했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동방항공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지난달 6일부터 약 2개월 동안 한국인 승무원 200여명에 대해 기본급을 지급하는 휴직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또 올해 초부터 일부 한국인 승무원들을 갑자기 중국 내 코로나19 위험도시로 집중 배정한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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