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조사, 최근 5년간 점유율 2.1%
수출 17개국으로 늘어… 美 36% 단연 1위
우리나라가 최근 5년간 글로벌 무기수출 시장에서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점유율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강국 미국은 경쟁자 러시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압도적인 무기수출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9일(현지시간)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펴낸 ‘2019년 국제무기이전 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5~2019년 전 세계 무기수출량의 2.1%를 차지해 10위를 기록했다. 직전 5년(2010~2014년) 동안 시장 점유율이 0.9%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성장세라 할 수 있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무기수출량은 143.0% 늘어 10위권 국가 중 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다.
고객 다변화에 성공한 점도 눈에 띈다. 한국산 무기를 구매한 나라는 직전 5년간 7개국에서 17개국으로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2005~2014년 수출의 과반이 터키에 집중된 것과 달리 최근 5년 동안은 영국(17.0%)이 최대 수입국으로 등극한 것을 비롯, 이라크(14.0%) 인도네시아(13.0%) 등으로 다양한 나라가 고객 명단에 포함됐다. 한국은 무기수입량에서도 3.4%(7위)를 기록해 무기 수ㆍ출입이 많은 국가로 꼽혔다.
미국은 전체 무기수출량의 36.0%를 차지해 러시아(21.0%)를 여유 있게 제치고 확고부동한 1위를 유지했다. 미국의 점유율은 직전 5년보다 5.0%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반면 러시아(2위)의 점유율은 6.0%포인트 떨어진 21.0%로 조사돼 미국과의 격차(15.0%포인트)가 더욱 커졌다.
미국의 점유율 확대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국가들을 상대로 판매 전략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이 기간 96개국에 무기를 팔아 러시아(47개국)의 두 배가 넘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국가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79.0%에 달했다.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중국은 5.5%의 점유율로 5위에 그쳤다. 3,4위는 각각 프랑스(7.9%)와 독일(5.8%)이 차지했고, 영국(3.7%) 스페인(3.1%) 이스라엘(3.0%) 이탈리아(2.1%)가 6~9위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무기수출량은 직전 같은 기간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무기수입국 자리는 사우디(12.0%)에 돌아갔다.
SIPRI 측은 “무기 수요가 높아 이전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전쟁 가능성이 높은 중동 지역에 중화기가 많이 수출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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