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봄비마저 겹친 10일 이낙연 황교안 두 예비후보의 행보는 달랐지만 방호복과 비옷, 마스크로 꽁꽁 싸맨 ‘드레스 코드’만은 비슷했다.
‘나 홀로 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핑크색 당복이 비치는 투명한 비닐 우의를 입고 ‘황교안 2 미래통합당’이라고 적은 피켓을 든 채 출근길 시민들을 향해 목례를 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데다 기온마저 낮아 인사말을 건네다 보면 안경에 하얗게 김이 서렸다. 그러다 보니 가까이서 자세히 보지 않은 한 얼굴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시민들이 든 우산까지 시야를 가려 눈인사도 나누기 어려운 지경이었지만 지나는 차량을 향해 끊임없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의식해서인지 선뜻 다가와 인사를 건네거나 악수를 청하는 시민은 보기 어려웠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예비후보)는 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까지 맡아 종로 외에도 챙겨야 할 현안이 적지 않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대구지역을 찾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예비후보는 또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경증 확진자들이 머무르는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내 제2생활치료센터를 방문했다. 후보 측이 제공한 사진 속에서 이 예비후보를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
황교안 예비후보 측은 지역 일정을 사전 공개하지 않는다. 자칫 언론의 취재 열기가 선거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한 탓이다. 전직 총리 출신이자 ‘종로대첩’의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도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유권자들의 눈에 날까 조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이 예비후보 측은 지난달 22일 주민과의 공개 대면을 중단한 이후 ‘길거리 선거운동 및 불특정 다수 운집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습니다’라는 언론 공지를 매일 문자로 보내고 있다.
4ㆍ15총선이 불과 36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코로나19라는 국난이 겹치면서 ‘정치 1번지’ 종로는 아직 달아 오르지 못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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