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에 있는 에이스보험 콜센터에서 20여 명에 달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직장 내 집단 감염의 우려가 큰 만큼 보건당국의 지역 확산 방지가 큰 숙제로 떠올랐다.
9일 구로구에 따르면 이날 콜센터 교육생과 직원 등 13명이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루 전인 8일 콜센터 직원이자 노원구 거주 50대 여성 A씨까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하루 만의 확진자 속출이다. 양천구는 이날 자정께 자료를 내 “콜센터 직원인 양천구민 2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추가로 받았다”라고 밝혔다.
콜센터 발 신종 코로나는 인천까지 확산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A씨의 직장 동료로 인천에 거주하는 11명의 시민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로구가 이날 밝힌 13명의 환자 중 구로구 거주자는 7명. 타 지역 거주자인 6명을 모두 인천시에 거주하는 콜센터 직원으로 가정하고 인천시 환자 11명 중 중복되는 인원을 빼고 양천구 확진자 2명를 더하면 이날 자정 기준 콜센터에서 최소 21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서울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앞서 은평성모병원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15명으로 확인됐고, 성동구 주상복합 관련 확진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콜센터 관련 신종 코로나 환자는 더 늘 가능성이 높다. 아직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은 콜센터 직원이 적지 않은 데다 직원 가족 및 지인을 통한 추가 감염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사무실에 밀접해 근무하는 콜센터 근무 환경도 확진자 대거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배경이다.
구로구에 따르면 콜센터 직원 및 교육생은 207명으로 이날 54명이 구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나머지 153명에 대해선 검체 채취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검사를 받지 않은 콜센터 관계자 153명에 대해선 내일까지 검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빌딩에서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자 구로구는 1층부터 12층까지 사무실 공간에 대한 전면 폐쇄 명령을 내렸다. 구는 해당 건물 1층에 선별진료소도 설치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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