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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천 ‘운동권 대세·친문 불패’… 비주류들 줄줄이 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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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천 ‘운동권 대세·친문 불패’… 비주류들 줄줄이 고배

입력
2020.03.10 04: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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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막바지로 향해가는 더불어민주당의 4ㆍ15 총선 공천을 두고 ‘운동권 대세, 친문 불패’ 평가가 나온다. 19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과 친문재인계 의원이 대거 단수 공천을 받거나 경선에서 승리하면서다. 실제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간부 등 운동권 지도부 출신 의원 26명 중 24명(92%)이 본선에 진출했다. 친문 핵심 현역 의원도 15명이나 공천장을 받았다.

본보가 9일까지 이뤄진 민주당 공천 작업을 조사한 결과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지도부 의원 26명 중 송영길(연세대 총학생회장) 의원, 이인영(전대협 1기 의장) 원내대표, 윤호중(서울대 학원자율화 추진위원장) 사무총장 등 19명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어기구(순천향대 총학생회장)ㆍ서영교(이화여대 총학생회장)ㆍ오영훈(제주대 총학생회장) 의원 등 5명은 경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했다. 비례대표 출신인 제윤경(덕성여대 총학생회장) 의원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규희(연세대 학원민주화 추진위원장) 의원이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100% 승률이다.

친문계 대다수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 친문 핵심의원 모임인 ‘부엉이’(밤낮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킨다는 뜻) 소속으로 알려졌던 도종환, 박범계, 전해철, 황희, 홍영표 의원 등 12명이 본선에 직행했다. 강병원, 고용진, 김종민 의원도 원외 인사를 누르고 승리했다. 20여명 규모의 과거 부엉이 모임 가운데 15명이 본선에 진출한 것이다.

2020-03-09(한국일보)
2020-03-09(한국일보)

원외에서도 운동권과 친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한병도(원광대 총학생회장)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민석(서울대 총학생회장) 전 의원이 경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했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인 윤건영(서울 구로을)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고민정(서울 광진을) 전 대변인, 한준호(경기 고양을) 행정관은 민주당 텃밭에 각각 전략 공천됐다.

반면 비주류 중진인 이종걸(5선), 이석현(6선), 유승희(3선) 의원 등 9명은 경선에서 패했다. 계파색이 엷은 신창현(초선), 오제세(4선), 민병두(3선), 정재호(초선) 의원 등 4명은 컷오프 됐다.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컷오프된 현역 13명 가운데 친문 핵심은 한 명도 없었다. 특히 ‘공항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친문 김정호 의원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컷오프 됐지만 당 최고위원회의가 다시 경선 기회를 주기로 결정을 번복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비주류 학살, 주류 특혜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운동권 지도부 출신 한 의원은 “86세대 의원들이 혜택을 본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지역구를 그만큼 잘 다졌다는 얘기도 된다”고 항변했다. 대다수가 경쟁자를 찾지 못할 정도여서 단수 공천을 받았거나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민주당 한 당직자는 “운동권ㆍ친문 기득권에 도전할 신인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해찬 대표가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고 했을 때부터 세대 교체는 물 건너간 것”이라고 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집권 후반기 정권의 레임덕을 피하기 위해 국정 운영 방향에 동의하는 이들을 대거 공천한 것”이라며 “이들이 살아 돌아 온다면 거대 양당의 대결 구도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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