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고령자는 노화와 더불어 당뇨병, 치매, 심장질환, 고혈압 같은 만성퇴행성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고령자를 위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는 7일 이미 전 세계적으로 11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도 4,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바이러스의 경우 젊은 층보다는 고령자가 집중 공격하고 있다.
지난달 발간된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따르면 10세 이하 어린이의 신종 코로나 감염률은 전체의 1%밖에 안 된다. 30~79세가 87%의 감염률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연령별 환자 분포를 봐도 30~69세가 78%를 차지한다. 중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폐에 물이 차 심한 호흡곤란 현상이 나타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1세였고, 사망자는 평균 75세였다. 나이든 사람, 그 중에서도 평소에 폐 질환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가장 위험한 셈이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령자의 치명률을 15% 안팎으로 집계했다.
신종 코로나도 크게 보면 그 동안 유행해 온 계절적 독감과 유사하다.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의 75~80%나, 독감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50~70%는 65세 이상이다.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사태 당시에도 사망자의 50% 이상이 65세를 넘는 고령자였다. 고령자는 이미 여러 질병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다 면역 수준도 낮아 젊은 층보다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싸울 능력이 낮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고령자들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병균에 노출될 위험이 다른 연령대보다 더 높다. 많은 고령자가 현재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어 감염병에 빠르고 쉽게 노출되기 십상이다. 장기적으로 공동시설에서 합숙하는 고령자들의 경우, 방도 함께 쓰고 음식도 한자리에 모여 먹는 만큼 바이러스나 세균들이 퍼지는 데 아주 좋은 환경이다.
따라서 고령자들은 감염병 유행 시기에는 가급적 공동생활이나 공동 취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또 아주 긴박한 경우가 아니라면 설령 예약이 돼 있다 하더라도 병원이나 치과 방문을 당분간은 연기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는 가까운 시일 내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앞으로도 특히 방역 당국은 고령자들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한다.
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대표회장(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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