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9%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0.2%포인트 내린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추가로 조정한 것이다.
무디스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과 이탈리아는 코로나19의 심각한 확산세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러면서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불황’이 발생할 경우 올해 한국 성장률이 0.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무디스는 “한국은 유동성 압박 완화를 목표로 하는 재정 조치를 발표했다”며 “이러한 정책 조치는 경제가 입는 타격을 제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6%로 유지됐다.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1%를 제시했지만, 지난달 16일 1.9%로 내린 바 있다. 당시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은 중국 전역의 기업, 시장, 도시의 폐쇄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 내 경제활동에 대한 부정적 충격이 다른 아시아ㆍ태평양 국가의 관광과 생산에도 일시적으로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이번 보고서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2%에서 4.8%로, 미국 전망치는 1.7%에서 1.5%로 각각 내렸다.
마드하비 보킬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약세가 예상되며 유가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무디스의 기본 전망보다 훨씬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소비가 위축되고 휴업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이익이 타격을 입고 해고가 증가하며 경제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불황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경제충격이 증폭되고, 경제충격이 신흥시장을 포함한 타 국가로 퍼지게 될 수 있어 현재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고 경고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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