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커터 칼 사용” 주장에 사측 “커터 칼 반입은 절대 금지사항”
대구지역 유명 장류 제조업체가 반품된 장류를 재활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회사 측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현장조사에 이어 경찰도 본격 수사중인 가운데 회사 측은 제보내용 자체가 현장상황과 전혀 맞지 않은 허구라고 주장했다.
최근 공개된 제보 녹취 파일에 따르면 S식품 직원 A씨는 “2019년 2, 3회에 걸쳐 반품 된장을 새 된장 탱크로 가져와 커터 칼로 비닐을 찢은 후 쭉 짜서 그 안에 부었다”고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작업 과정을 알면 잘못된 진술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커터 칼이 조각나면 생산 중인 된장에 섞여 들어갈 수 있고, 이는 단순 불량을 넘어 사람이 다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조업 과정에 커터 칼은 절대 반입할 수 없고 얇은 과도를 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보자로 알려진 A씨가 맡은 업무상 전체 공정을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탱크 안에서 호스로 빨아들이지 못한 된장을 삽으로 퍼서 넣는 단순 작업을 했을 뿐”이라며 “된장 제조과정을 조금이라도 알면 제보 내용이 모순투성이라는 점을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반품 된장 재활용은 회사 측에 금전적으로 이득이 없어 할 이유도 없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우선 반품제품 보관 용기는 300㎏ 이상으로, 전문 폐기물 처리업체에 넘길 때 지게차를 이용하는데, 제보자는 지게차 이용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반품제품은 유통기한이 지난 게 아니라 3개월 가량 남았지만 색이 검게 변한 것들”이라며 “이것을 새 제품에 섞으면 누구나 색깔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정상 제품보다 유통기한이 짧아지기 때문에 클레임이 많아지므로 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여름철 갈변 현상 등으로 반품 물량은 생산량의 0.25%인 하루 9만원어치 정도”라고 설명했다. 제보자가 지난해 2, 3차례 했다는 주장대로라면 회사는 하루 9만원, 3일치 27만원인 반품제품을 재활용한 셈인데, 연매출 400억이 넘는 회사가 27만원 아끼려고 그렇게 부도덕한 짓을 한다는 게 납득이 되냐고 반문했다.
A씨와 같은 작업장에서 최종 포장을 담당했다는 근로자 2명도 “반품을 창고에서 가져와 새 제품에 다시 집어넣는 일은 전혀 없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층에는 콩을 불리는 통과 폐기물을 담는 노란 통, 두 종류가 있다”면서 “생콩이 담긴 통에 반품 된장을 넣을 리는 없고, 노란 통에 쭉 짜서 넣는다는 표현을 봤을 때, A가 반품 된장을 폐기물 용기에 넣는 작업을 착각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A씨는 탱크 청소 등 단순작업을 하는 노무자로 채용되어 전문공정에는 투입된 적이 없다.
회사 측은 “작업공정을 아는 직원들이라면 누구나 제보자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안다”며 “이번 제보는 능력부족 등으로 계약 만료되거나 그런 위기를 직면한 직원들의 불순한 의도로 조작된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건이 불거진 후 식약청과 구청, 경찰 등 관계기관들이 총 출동해 장장 9시간의 압수수색을 하는 등 대대적인 정밀 조사를 벌였지만 혐의점을 전혀 찾지못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 한국일보]숙성실에서 나오는 된장을 포장하는 과정에 투입된 노동자들은 “묽은 된장을 농도 조절을 위해 새 탱크에 부은 일은 있지만, 반품을 창고에서 가져와 새 제품에 다시 집어넣는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3/09/202003091165096676_25.jpg)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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