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연합 정당 참여 놓고 이 전 총리 ‘비난은 잠시, 책임은 4년’
진 전 교수 “욕 먹어도 고 해놓고 책임은 당원들에게 떠넘기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비례대표용 연합 정당 참여 여부를 더불어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발언을 거론하며 대권주자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9일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전 총리의 비례 연합 정당 관련 ‘비난은 잠시, 책임은 4년’이라는 말을 들어 “욕 먹어도 고(go), 본인의 철학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 전 총리의 말이 재밌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분은 윤리의식도 문제지만, 친문한테 묻어가려고만 하는 걸 보니 애초에 대권주자 할 그릇이 못 된다”며 “마냥 총리하다가 대통령 하러 정치판으로 내려왔으면 자기 ‘메시지’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 그게 없고 그냥 무색ㆍ무미ㆍ무취”라고 짚었다.
또한 “그러니 이 중요한 상황에서 고작 양정철의 꼭두각시 노릇이나 하는 것인데 이럴 때 자기가 선대위원장으로서 단호하게 판을 정리해줬어야지”라며 “욕 먹어도 고 했으면 책임이라도 져야지, 책임은 당원들에게 떠넘기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권 후보는 대의를 내걸고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라며 “저만의 메시지를 던져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고 그걸로 지지자를 스스로 확보해야지 그냥 남의 팬덤(fandom)에 얹혀 갈 생각이나 하니”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정의당이 비례 연합 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비례 연합 정당을 추진한 이들은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 정의당도 결국 참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보는 모양인데 그 생각을 깨줬으면 좋겠다”며 “전국위에서 성명을 발표해 불참을 선언하긴 했는데 이게 만장일치라는 게 좀 거린다”라고 했다.
그는 “조국 사수파가 당의 다수였고, 그들 대부분은 당적만 정의당이지 성향은 민주당원과 별 차이가 없다”라며 “그러니 정작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 정의당에서 어떻게 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성명을 내 불참을 선언한 것이 그저 민주당과 벌이는 치킨게임의 일환이었는지, 아니면 정말로 끝까지 진보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진정성의 표현이었는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일단 성명을 냈으니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나 앞으로 안과 밖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을 거고 그걸 이겨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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