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없는 통합당의 ‘현역 돌려막기’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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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없는 통합당의 ‘현역 돌려막기’ 공천

입력
2020.03.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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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난 속 전략공천ㆍ지역구 교체, 10곳 달해 

 “신인 기회 막고 주민 배려도 없어”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구·경북 지역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4ㆍ15 총선 공천에서 도드라지는 현상이 있다. 현역 의원들의 ‘돌려 막기 공천’이다. 인물난 속에 인지도 있는 현역 의원들을 험지나 전략 지역으로 보내 1석이라도 더 얻겠다는 것이 통합당의 현실적 계산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의 공천은 정치 신인들의 기회를 막는 데다, 지역 주민들이 ‘지역 일꾼’을 제대로 선택할 기회를 막는다.

8일까지 발표된 통합당의 212개 지역구 공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역구를 바꿔 공천을 받거나 경선 후보에 올라 있는 현역 의원은 10명에 달한다. 역대 총선과 비교해 봐도 많은 숫자다.

대구 수성을에서 17대 국회 이후 내리 4선을 한 주호영 통합당 의원은 김부겸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공천됐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반드시 탈환해야 할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4선인 정우택 통합당 의원도 충북 청주상당을 떠나 충북 청주흥덕에서 도종환 민주당 의원과 경쟁하게 됐다.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경선을 치르게 된 경우마저 있다. 통합당 정책위의장인 김재원 (경북 상주ㆍ의성ㆍ군위ㆍ청송) 의원은 서울 중랑을에서 경선 기회를 얻었다.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한 이혜훈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에서 경선을 치른다. 이에 당내에서도 “우리당의 당세가 좋지도 않은 지역에 중진 의원들을 갑자기 꽂은 것을 지역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나왔다. “통합당 인재 풀의 초라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노출했다”는 쓴 소리도 오르내렸다.


돌려 막기 공천에 대한 후유증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청주흥덕에서 표밭을 다져 온 김양희 예비후보는 정우택 의원 공천에 반발하며 공관위에 재심을 청구했다. 김용태(3선ㆍ서울 양천을)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은 서울 구로을에서는 강요식 전 구로을 당협위원장 등이 ‘미래통합당 부당공천 반대모임’을 결성하는 등 반발에 나섰다.

돌려 막기 공천은 역대 총선에서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다. 20대 총선에서 5선 중진인 황우여 새누리당(현 통합당ㆍ인천 연수구) 의원은 컷오프(공천배제)된 이후 인천 서구을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지역 사정을 모르는 인물을 당의 총선 전략상 이유로 배치하는 것 자체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공천관리위원회의 상향식 공천 원칙과도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돌려 막기 공천 자체가 공천 혁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정당은 지역에서 터를 닦은 인재들에게 기회를 주고, 무엇보다 평소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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