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진정세에 1일 신규 확진자 200명 대로 감소]
소규모 확산 우려 여전
대구ㆍ경북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 규모가 줄어들면서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정부 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8일 전국에서 보고된 일일 신규 확진환자 수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으로 300명 아래로 떨어지면서다. 하지만 정부는 종교시설과 병원, 장애인ㆍ노인 입소시설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유행이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어서 긴장을 풀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누적 확진환자 규모는 7,313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보다 272명 늘었다. 전날 신규 확진환자(448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며, 매일 오전 0시 기준 대구의 신규 확진환자 규모 역시 지난달 29일 정점(741명)을 기록한 이후 7일(297명) 처음으로 200명대로 감소했다. 8일까지 사망자는 50명, 격리해제는 130명으로 집계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퇴원 환자도 차츰 늘고 있어 이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금주부터는 전체 확진환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구ㆍ경북지역은 안정화되는 초기로 보이며 이 지역을 넘어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은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차장은 “호전됐다고 말할 시기는 아니다”라며 “산발적 확산이 국소적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신천지 신자 집단 중심의 대구ㆍ경북 확산세는 이들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되어 가면서 주춤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의 전국 유행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종교시설이나 집단생활시설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유행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서울백병원은 복통 증상으로 입원해온 환자 한 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외래진료소와 응급실, 병동 일부를 폐쇄했다. 이 환자는 대구에 거주하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의 딸 집으로 왔으나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하자 이달 3일 딸의 주소지를 대고 백병원에 입원했다. 의료진이 입원기간 동안 여러 차례 대구를 방문했는지 물었으나 환자는 그때마다 부인했고 7일에야 확진검사를 시행할 수 있었다. 환자는 8일 신종 코로나 확진 사실을 전달받고서야 실제 거주지가 대구이며 대구에서 다녔던 교회의 부목사가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경북 경산시에선 세명병원 정신병동의 간호조무사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청도대남병원 사태가 재현될 우려가 있어 질병관리본부는 즉각대응팀을 파견해 역학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경기 안산시에선 신천지 대구교회의 마지막 예배(지난달 16일)에 참석했던 25세 여성이 잠복기(14일)가 훌쩍 지난 7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해당 여성이 주거지가 있는 안산시 등 대구 이외 지역에서 다른 감염원을 만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민의 66%(94명)가 신천지 신자로 확인된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에선 전체 입주민 140명 가운데 46명이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한마음아파트를 코호트 격리(집단 격리)했다. 아파트 대상 코호트 격리는 국내 처음이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많은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 모여서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언제든지 소규모 유행은 생길 수 있다”면서 “그 부분을 예방, 관리해야 앞으로의 유행을 전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또 이탈리아와 중동, 일본과 미국의 유행을 예로 들면서 “해외로부터의 유입도 같이 대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