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단이 이탈리아를 상대로 4-0 전패를 당하며 12년 만의 도전이었던 데이비스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테니스 탑 랭커인 권순우(23ㆍ당진시청ㆍ69위)와 정현(24ㆍ142위)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 테니스 대표팀은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칼리아리에서 끝난 테니스 국가대항전 2020 데이비스컵 예선(4단식 1복식)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에게 0-4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1월 스페인에서 열릴 데이비스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9월 월드그룹 1경기에 나서 내년도 데이비스컵 예선 진출 도전에 나선다.
한국 대표팀은 ‘이기러 왔다’는 첫 다짐과 달리, 강호 이탈리아와의 실력 차이에 한 게임도 얻어 내지 못하며 처참히 무너졌다. 6일 이덕희(22ㆍ서울시청ㆍ251위)와 남지성(27ㆍ238위ㆍ세종시청)이 단식 두 경기를 연달아 패했고, 7일 남지성-송민규(30ㆍKDB산업은행) 조의 복식경기와 정윤성(22ㆍ333위)의 단식 경기에서 모두 졌다. 특히 승리를 기대하던 남지성-송민규 조는 1세트 게임 스코어 3-3까지 맞서다가 연달아 3게임을 내줬고, 2세트에서도 0-3으로 끌려가며 결국 패배했다.
이날 한국 테니스는 권순우와 정현의 실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이 다시금 드러났다. 권순우와 정현은 각각 투어 일정과 스폰서 문제로 데이비스컵 예선 참가를 포기했는데, 특히 한국의 데이비스컵 예선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권순우의 공백이 크게 드러났다. 권순우는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아시아ㆍ오세아니아 지역1그룹 예선 중국전에서 단식 두 경기를 이기며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대표팀을 이끄는 정희성 감독 역시 탑 랭커인 두 선수의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데이비스컵 일정을 마친 뒤 정 감독은 “아무래도 권순우ㆍ정현이 있었으면 대등한 경기를 했을 것”이라며 “개인 사정으로 못 나온다고 해서, 나머지 선수들로 열심히 준비는 했는데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선수들은 발전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남지성은 “다음에 또 뛰면 그때는 훨씬 더 준비도 많이 해야할 것 같고, 강한 집중력으로 더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송민규 역시 “지더라도 악착같이 끈기 있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많이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한국 여자테니스는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2020 페드컵(국가대항전) 아시아ㆍ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예선(2단식 1복식) 대회 마지막 날 중국과의 경기에서 지면서, 2승 3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2009년부터 지켜온 지역1그룹 지위를 계속 유지하게 됐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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