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막바지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프로야구 구단들이 각국 정부의 한국인 입국 규제 강화 조처로 서둘러 짐을 싸 귀국했다. 다만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고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LG와 삼성은 7, 8일에 잇달아 귀국했다. 오키나와에서 서로 캠프 기간을 늘려 연습 경기를 추가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6일 일본 정부가 한국인 입국자를 14일간 대기조치 한다는 방침에 따라 두 팀은 귀국 일정을 앞당겼다.
당초 15일까지 캠프를 진행하려고 했던 LG는 하늘길이 막히기 전인 7일 오키나와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마지막 직항편인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LG와 같은 날 귀국 예정이었던 삼성은 8일 한국 땅을 밟았다. 직항편이 없어 선수단을 두 팀으로 나눠 후쿠오카, 미야자키를 경유해서 왔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한화는 코로나19 여파로 10일(한국시간) 라스베이거스-인천간 운항이 취소되며 귀국 일정을 9일로 변경했다. 애리조나 캠프 연장을 고려했던 KT(9일)와 SK, NC(이상 10일)도 연장 없이 예정대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일본 미야자키에 있던 두산은 8일 돌아왔고, 대만에서 훈련한 키움은 10일 귀국한다.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KIA와 호주 애들레이드에 있는 롯데는 15~17일 사이에 짐을 싼다.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으로 퍼진 상황에서 삼성(벤 라이블리ㆍ데이비드 뷰캐넌ㆍ타일러 살라디노), LG(타일러 윌슨ㆍ케이시 켈리ㆍ로베르토 라모스), 키움(제이크 브리검ㆍ에릭 요키시ㆍ테일러 모터), KT(멜 로하스 주니어ㆍ윌리엄 쿠에바스ㆍ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한화(제러드 호잉ㆍ워윅 서폴드ㆍ채드 벨) 외국인 선수들은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고 고국으로 향했다.
손혁 키움 감독은 “코로나19로 정규리그가 개막하더라도 가족들이 바로 한국으로 입국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훈련 집중도를 위해 세 외국인 선수가 미국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의 배려에 브리검은 “한국에서 해야 하는 일정에 맞춰 훈련하며 좋은 컨디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은 집에서 야구장으로 출퇴근하며 훈련할 예정이다. LG는 경기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합숙 훈련을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대구ㆍ경북 지역을 연고로 둔 삼성은 훈련장이 있는 경산볼파크 또는 대구 시내 호텔 합숙을 고려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집에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오가는 출퇴근 훈련으로 정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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