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8일 개신교단을 상대로 집합예배를 자제해 줄 것을 호소했지만 상당수 교회들이 집합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이날 관내 교회 1,451곳 가운데 집합예배를 치른 곳이 408곳(28.1%)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당초 1,000여개 교회가 집합예배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시와 자치구의 설득과 요청으로 집합예배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시와 5개 자치구 공무원 2,500여명은 이날 오전 ‘오늘은 가정예배를 부탁합니다’라는 어깨띠를 두른 채 이들 교회를 방문, 교회와 교인들에게 집합예배 자제를 요청했다. 이들은 “교회도 나름 어려움이 있겠지만 앞으로 1~2주가 신종 코로나 확산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시점에서 집합예배를 자제하고 가정예배로 대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교회 408곳은 예정대로 집합예배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회에선 교인들과 공무원, 주민들 간 작은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 서구 화정동의 한 교회에선 교회 관계자들이 집합예배 자제를 호소하는 공무원들을 향해 “종교를 억압하는 행위”라고 반발했고, 이에 일부 동네 주민들이 교회 측의 집합예배 강행을 비난하면서 양측이 한때 대립하기도 했다. 동구의 한 교회에선 목사가 공무원들의 집합예배 자제 호소 캠페인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 캠페인이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달 27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예배와 공공기관이 직접 개최하거나 인ㆍ허가하는 집회와 행사, 공공기관으로부터 장소를 빌려 진행하는 다중 집합행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민간단위의 집합행사도 자제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