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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면 세무조사” 초강경 압박하자 서울 대형 입시학원들 일제히 “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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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면 세무조사” 초강경 압박하자 서울 대형 입시학원들 일제히 “휴원”

입력
2020.03.08 17:00
수정
2020.03.08 19:13
13면
0 0

정부 강경책에 대형학원도 문 닫는다

4일 서울 대치동에서 학생들이 학원으로 가고 있다. 수차례 교육당국의 권고에도 수업을 해온 대형 입시학원들은 9일부터 일제히 휴업에 들어간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4일 서울 대치동에서 학생들이 학원으로 가고 있다. 수차례 교육당국의 권고에도 수업을 해온 대형 입시학원들은 9일부터 일제히 휴업에 들어간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운영을 계속해온 서울 대형 입시학원들이 9일부터 일제히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교육당국의 수 차례 휴원 권고에도 학부모들의 요구를 이유로 꿈쩍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초강경 대책에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메가스터디교육은 9일부터 일주일간 통학학원 12개, 기숙학원 2개의 수업을 모두 중단한다고 8일 밝혔다. 메가스터디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신종 코로나 감염 예방차 12개 통학학원의 휴원을 단행하면서도 기숙학원 2개는 신규 등록을 받지 않는 선에서 수업했고, 2일 모든 수업을 재개했다. 지난 달 25일 이후 수업을 멈췄다가 2일부터 재수종합반만 운영해온 종로학원하늘교육도 같은 기간 다시 전체 휴원에 들어간다.

이투스는 10개 통학학원 휴원을 8일에서 15일까지로 일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기숙학원 3곳의 수업은 계속할 예정이다. 이달 10일까지만 강남, 송파, 노량진 등 6개관을 휴원할 예정이던 대성학원도 15일까지 기간을 연기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정부 강경책이 이들 대형 학원의 휴원을 끌어냈다는 반응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6일 “대형학원, 기숙학원 등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하겠다”며 “확진자가 나온 학원 명단 공개도 추진한다”고 경고했다. 이후 학원들을 향해서는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부총리 발표 다음날 각 학원으로도 공문이 왔다”며 “(휴업 권고기간) 문 여는 학원은 국세청 세무조사부터 경찰청 성폭력 사건조사까지 작정하고 잘잘못 따진다는 내용인데, 어느 학원이 문을 열겠나”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 69.4%가 집단발생과 연관 있는 만큼, 밀집 시설인 학원 휴원이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을 비롯해 유ㆍ초ㆍ중ㆍ고ㆍ대학까지 모두 개학을 연기한 마당에 학원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학원 휴원율이 저조하자 지난달 27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원 휴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휴원을 강력 권고한 데 이어, 이달 5일과 6일 오거돈 부산시장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각각 학원 휴원을 촉구한 배경이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정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공감하지만 휴원 이후 학생 안전에 대한 정부 대책이 없다”면서 “학원이 문 닫아 학생 이동 범위가 독서실ㆍ스터디카페ㆍPC방 등으로 넓어지면 감염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학원들은 학생들의 동선을 실시간 파악해 학부모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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