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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날리는 극장가·복귀 미룬 007…코로나19로 지구촌 영화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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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날리는 극장가·복귀 미룬 007…코로나19로 지구촌 영화계 ‘휘청’

입력
2020.03.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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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07’ 시리즈 최신편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개봉일이 코로나19 여파로 다음달 초에서 오는 11월로 변경됐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영화 ‘007’ 시리즈 최신편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개봉일이 코로나19 여파로 다음달 초에서 오는 11월로 변경됐다.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 하루동안 전국 극장가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불러모은 작품은 ‘인비저블맨’이었다. 그런데 일일관객수는 고작 3만6,438명.

누적관객수는 더욱 처참하다.지난달 26일 개봉 이후 하루도 안 빼고 박스오피스 정상을 독주했으나, 30만명이 채 안되는 28만3,975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상영됐던 ‘캡틴 마블’이 당시 토요일 하루에만 100만명 이상을 동원했던 것을 떠올리면 어처구니 없는 수치다. ‘캡틴 마블’이 흥행 성공을 어느 정도 보장하는 마블 유니버스의 슈퍼 히어로물이란 점을 전제해도 비교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

국내를 비롯한 지구촌 영화계가 ‘코로나19’란 직격탄을 맞고 휘청대고 있다. 극장가는 파리를 날리고, 국내외 화제작은 개봉을 미루고 있으며, 영화제는 개최 취소 전망이 불거지고 있다.

우선 감염을 우려한 관객들이 극장 나들이를 꺼리면서, 국내 극장가의 관객수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이달 들어 평일 관객수는 5만~6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2월 극장 매출액은 623억1,077만6,220원으로 1월(1,436억8,106만7,93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또 지난해 2월(1,899억9,080만7,970원)에 비해선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관객수의 급격한 감소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 시장인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유럽 등지에서도 비슷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 이후 박스오피스 감소액이 무려 19억1,000만달러(약 2조2,77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인비저블맨’의 상영 열흘동안 누적관객수는 30만명이 채 안된다.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인비저블맨’의 상영 열흘동안 누적관객수는 30만명이 채 안된다.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그런가 하면 블록버스터의 대명사 ‘007’ 시리즈 최신편 ‘007 노 타임 투 다이’ 개봉일은 다음달 8일에서 오는 11월 25일로 미뤄졌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아시아 영화시장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개봉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다른 블록버스터들도 사태 추이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월과 6월 차례로 개봉을 앞둔 ‘분노의 질주 : 더 얼티메이트’와 마블 유니버스의 최신편 ‘블랙 위도우’는 투자·배급사의 부인에도 개봉일 변경 루머가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한편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잔치 칸 국제영화제 측은 지난 5일(현지시간) 개최 강행을 다시 확인했지만,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프랑스 등 유럽 전역의 사정을 감안할 때 당초 일정(5월 12일~23일)이 변동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할리우드 리포터 등 미국 연예 매체들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 감소액이 6조원에 달할 것이다.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화제작들의 개봉일을 바꿔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준 기자 when914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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