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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한진칼 의결권 직접 행사” 경영권 캐스팅보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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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한진칼 의결권 직접 행사” 경영권 캐스팅보트로

입력
2020.03.06 16:09
수정
2020.03.06 18: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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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지분 2.9% 정도로 알려져… 1%대 싸움 ‘남매 분쟁’에 결정적조현아와 3자 연합 강성부 펀드, “주주들 의결권 위임을” 공개 요청

(왼쪽부터)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한진그룹 제공
(왼쪽부터)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한진그룹 제공

국민연금이 3주 앞으로 다가온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기로 했다. 그 동안 위탁 운용사에 위임해 오던 의결권을 다시 가져와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간 분쟁에 직접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전문위)는 6일 “당초 위탁운용사에 위임하기로 한 한진칼에 대한 보유주식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수탁자전문위는 제5차 회의를 열고 한진칼 외 광고기업 지투알에 대한 의결권도 회수하기로 했다. 수탁자전문위는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식보유목적이 경영참여로, 지투알은 일반투자로 공시돼 있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해 적극적 주주활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약 2.9%로 알려져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반(反)조원태 진영인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강성부 펀드)·반도건설)이 1%대 차이로 치열한 지분 경쟁 중인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셈이다.

한진그룹 등에 따르면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진영의 지분율은 33.45%로 3자 연합(32.06%)을 1.39%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선다. 최근 조 회장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늘린 데 이어 3자 연합도 지분을 확대한 결과 조 회장 측(41.75%)과 3자 연합(37.48%) 지분율 차이는 더 벌어졌다. 하지만 이는 이달 주총 의결권을 가진 주주명부가 폐쇄(지난해 12월)된 이후 획득이라 3월 주총 의결권과는 관계가 없다. 국민연금은 조만간 한진칼 주총 안건에 대해 기금본부의 의안분석 등 수탁자책임활동 지침에 따른 절차를 거친 뒤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KCGI는 이날 오전 주주들에게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공개 요청하기도 했다. KCGI는 “조원태 회장은 사익 편취로 검찰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데다 인하대 부정 입학 협의 등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 받고 있다”며 “3자 연합이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안에 찬성 의견으로 의결권을 위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경영권 분쟁이 안갯 속에 휩싸이면서 한진칼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이날 한진칼 주가는 전일 대비 1만2,000원(14.51%) 떨어진 7만700원에 마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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