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 발원지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코로나19 퇴치와 환자 지원 등에 쓰라며 내놓은 120억원 전액을 거부당했다.
신천지는 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으로부터 신천지예수교회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로 반환 요청이 왔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국민께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이른 시일 내에 기부처를 찾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천지 관계자는 “다른 기부처를 열심히 찾고 있고, 대구ㆍ경북 코로나19 확진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쓸 만한 시설도 계속 알아보고 있다”며 “어떻게 해서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도 이날 자료를 내고 “어제 입금된 신천지 기부금 120억원을 최종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금회는 “사전 협의 과정이 없었던 거액의 기부금에 대한 기부 의사를 원칙과 절차에 따라 확인했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도의적ㆍ법적으로 민감한 상황 등을 감안해 신천지 측과 최종 협의를 거쳐 기부금을 전액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는 전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쓰라며 공동모금회에 현금 120억원을 기부했다고 알린 바 있다. 워낙 거액인 데다 기부처와의 사전 협의 없이 전격적이고 일방적으로 기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었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입금된 신천지 측 성금 100억원을 거부했다”며 “지금 신천지 교회가 할 일은 돈을 내는 게 아니라, 정부와 대구시의 방역 대책에 적극 협조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시장은 “신천지 신자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거나 진단 검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신천지 측은 “입소나 진단 검사 거부는 확인된 바 없다”면서도 “현재 이런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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