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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이력제 첫 날… 마스크 품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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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이력제 첫 날… 마스크 품절 여전

입력
2020.03.06 16:42
수정
2020.03.06 23:4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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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구매 제한 불만 속출하자... 정부 “노인ㆍ미성년자도 가능하게 변경”

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신분증을 제시한 뒤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신분증을 제시한 뒤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약국 앞에 ‘공적 유통마스크 오늘 분량이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문을 연 지 3시간밖에 안 지났지만 영업 시작 전부터 길게 줄 선 이들만으로 250장이 동났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짬을 내 약국에 들른 한 직장인은 “약국에서 5장씩 팔던 걸 오늘부터 2장씩만 판다고 해서 굳이 일찍 오지 않아도 될 것 같았는데 오산이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우체국 및 농협하나로마트(1인당 1장), 약국(1인당 2장)에서 공적 마스크 중복구매를 막기 위한 판매이력제가 시작됐어도 신종 코로나가 유발한 마스크 대란은 계속됐다. 마스크 판매처마다 빈손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넘쳐났다.

판매이력제 시행 첫 날인 이날 낮 12시쯤 서울 종로구의 약국 10곳 중 7곳에는 ‘공적 마스크 오늘 분량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한 약사는 “오전 10시 30분에 마스크가 들어오자마자 30분 만에 다 팔렸다”면서 “내일도 순식간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머지 약국 3곳은 “마스크가 아직 입고되지 않았다”고 안내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달려온 이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니 다른 데로 갈 수도 없어 무작정 약국 앞에서 서성거렸다. 직장인 오세훈(27)씨는 “반차까지 쓰고 나왔는데 허탕을 쳤다”며 씁쓸해했다.

판매량 제한이 약사들에게는 또 다른 고역이 됐다. 마스크 계산과 동시에 구매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고, 5장씩 배송된 마스크를 뜯어서 일일이 2장씩 다시 분류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서울 송파구의 B약국 약사는 “마스크 구매자가 아닌 다른 처방 환자들까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장애인만 대리 수령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적 마스크 판매이력 관리시스템'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훈 기자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장애인만 대리 수령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적 마스크 판매이력 관리시스템'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훈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마스크 판매이력제가 대리구매 가능 범위를 한정한 것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장애인만 대리구매를 허용했고, 노약자와 어린이 등은 원칙적으로 대리구매가 안 된다. 맘카페에는 ‘면역력도 약한 여섯 살 아이가 줄을 서면 감염 위험이 되레 커진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혼자 어떻게 가라는 말이냐’ 등 대리수령 범위 수정 요구가 잇따랐다.

성토가 끊이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리수령 범위를 넓히라”고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노인이나 미성년자들의 마스크도 대리수령이 가능하도록 시행안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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