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고 관련 업계 경영이 악화하면서 차량 번호판을 뜯어내고 휴차 신청을 하는 렌터카ㆍ전세버스 업체가 늘고 있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대여사업체 휴차 신청 물량은 4일 기준 1,280대에 달한다. 전세버스는 도내 전체 등록대수 1,882대 중 33.4%(630대)가 휴차 신청한 상태다. 렌터카는 650대가 휴차 신청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제주에서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차량 번호판과 등록증을 들고 휴차 신청을 위해 도청을 방문하는 발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최근 전세버스 가동률은 1%에 불과하다.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보유 차량 중 10%는 운영한 것과 비교해도 크게 줄었다. 예약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3월로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예약 취소 문의만 잇따르고 있다. 렌터카 예약률도 지난해 대비 15∼2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량 가동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고육책으로 휴차를 신청하고 있다. 차량 번호판을 떼고 제주도에 휴차 신청을 할 경우 렌터카 공제조합에서 보험료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 매입 시점과 종류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대당 월평균 10만원가량의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 제주지역 렌터카 업체로 등록하기 위한 최소 차량 대수인 100대를 보유하고 있다면 한 달에 1,000만원 가량을 보험료로 지출하게 된다.
렌터카와 전세버스 운용률이 급감하자 관련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 수리업체는 사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렌터카 운행이 감소하면서 일감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 운행이 감소하면서 주유소 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과거 경영이 어려워진 업체가 일부 차량에 한해 휴차 신청을 한 경우는 있었지만 이런 대규모로 신청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그만큼 도내 관광산업이 힘들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