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에 따라 수출이 전면 금지된 석탄을 중국으로 반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는 상황에서도 해상을 통해 중국에 석탄 반출을 계속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이야기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영국 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전했다. RUSI는 위성사진과 선박 무선신호 등을 토대로 북한의 통제를 받는 화물선들이 지난해 10월 이후 최소 175차례 중국 저장성의 연안 도시인 저우산에 입항했으며 이들중 상당수 선박이 북한산 석탄을 운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WSJ는 최근 몇 주 사이에도 운반이 이뤄졌다면서 북한이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중국과의 국경봉쇄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상을 통해 중국으로의 석탄 반출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RUSI는 저우산을 드나드는 북한 선박을 대략 30척으로 추정하면서 “북한에서 중국으로의 물품 운반을 위한 노력이 산업적인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31일 촬영된 고해상도의 위성사진에는 7척의 선박이 저우산 인근에서 포착됐다. RUSI 전문가들은 선박의 크기와 구조, 표기 등을 근거로 북한 선박으로 판단했으며 또 다른 2척은 최근 북한에서 포착됐던 선박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 호가 지난해 미국에 의해 압류된 가운데 북한이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벌크선을 확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RUSI는 북한이 1만6,000톤급 벌크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당초 베트남의 ‘베트남 국영해운’이 2018년 중반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늦어도 북한 남포항 인근에서 자기식별 무선신호를 발신한 것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 올해 1월 이후부터 북한의 깃발을 달고 운행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벌크선은 평화를 뜻하는 ‘태평’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고 RUSI는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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