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은 가운데 서울과 경기, 인천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수도권 인구는 작년 말 기준(주민등록인구 통계) 2,592만5,799명으로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50.002%)이다. 수도권 방어에 실패할 경우 최악의 혼란에 빠질 수 있는 만큼 각 구청과 기초단체들은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상업시설에까지 제동을 걸고 나선 서울 마포구. 신종 코로나 확산에도 아랑곳 않고 불을 밝히던 홍대클럽들을 대상으로 휴업 독려 운동에 나섰다. 5일 마포구 관계자는 “모임행사 자제 분위기가 자리를 잡았지만, 상업시설이라고 해서 좁은 공간에 다수가 이용하는 클럽을 그냥 두기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며 “6일부터 1주일 동안 홍대클럽들을 상대로 자율 휴업 운동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대 일대 44곳의 클럽 중 16곳이 현재 자발적 휴업 운동 동참 의사를 표시했다. 마포구는 홍대클럽투어협회를 통해 나머지 클럽에 대해서도 동참을 독려하고, 휴업 클럽에는 자체 제작한 안내 플래카드를 부착할 계획이다. 이날 현재 홍대클럽을 통한 확진자는 없다.
한국의 관문 역할을 하는 인천시도 공항의 국경검역선 후방에서 외국인들, 특히 코로나19 발원지에서 오는 중국인들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신종 코로나 방어에 힘을 싣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남동구는 중국 우한지역 외에 다른 도시에서 들어오는 외국인들을 전수 조사하기 위해 태크스포스를 구성,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덕분에 인구 53만의 남동구에는 이날 현재 확진자 ‘0’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시는 앞서 중국 유학생들을 공항에서 직접 받아 기숙사나 자취방까지 수송하는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대학이 밀집해 있고, 중국인 유학생이 집중된 곳도 수도권이다. 서울 광진구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방문 검진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관내 대학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해 검진을 하고 있지만, 자진해서 오는 학생들에게로 한정된다”며 “중국 유학생 거주 공간을 직접 찾아 대면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에 학생이 작성한 문진표를 바탕으로 발열체크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식이다.
한 여름 더위를 식히고 도로 위 먼지를 씻어내던 살수차의 방역소독차 활용은 가장 대중화된 전략. 경기 과천시는 이날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민관군 400여명이 대대적인 합동 방역을 벌였다. 도시공사, 시체육회 주민자치위, 통장단, 51사단 등 기관 및 사회단체, 군부대 등 13곳에서 참여했다. 또 서울 관악구는 3.5톤 살수차 2대를 동원, 매일 오전 5시~오후 1시까지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입구, 전통시장 등을 대상으로 언제 출현할지 모르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는 휴대용소독기 16대와 방역장갑, 약품 등을 집단ㆍ다중이용시설인 학원, 독서실, PC방, 노래방, 헬스장 등에 무상으로 대여, 간접 지원 사격을 벌이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거주하는 마리아 이사벨(베네수엘라)씨는 “아파트단지에서 안내방송이 나올 때마다 알아 듣기 힘들었는데, 신종 코로나와 관련된 방송은 영어로 나오기 시작했다”며 “정부뿐만 아니라 마을 단위에서도 코로나와의 싸움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아파트 단지 22곳에서 외국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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