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블루 드래곤’ 이청용(32)이 K리거로서의 2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친정팀 FC서울이 아닌 울산 현대로의 복귀를 택한 그는 “국내 팬 앞에서 경기를 보여주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K리그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이곳에서 팀과 함께 이루고 싶다”고 했다.
이청용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72’가 적힌 울산 유니폼을 입고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생일(7월 2일)과 결혼기념일(7월 12일) 때문에 72를 택했다는 그는 “11년만에 K리그에서 뛸 기회가 왔는데, 국내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기회를 준 울산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4년 서울에 입단한 이청용은 2009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튼 원더러스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이후 크리스탈 팰리스를 거쳐 2018년 독일 2.분데스리가(2부리그)의 VfL 보훔으로 이적했던 이청용은 1시즌 반 동안의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K리그로 돌아왔다.
그는 K리그 복귀를 마음 먹은 지 한 달여 만에 실행에 옮겼다. 이청용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 유럽 리그에 대한 미련이 사라진 상태였다”며 “또 선수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복귀하는 것보다, 10년 전 내 활약을 기억해주던 팬들에게 경기를 선보이고 싶어 국내 복귀를 택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울산은 이청용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인 끝에, 그를 사로잡을 수 있었다. 이청용은 “울산이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던 크리스탈 팰리스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줘, 고마움이 나도 모르게 내게 남아있던 것 같다”며 “어제 처음 선수들을 만나게 됐는데, 다들 기쁘게 반겨줘서 감사했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고 했다.
반면 우선협상 대상이었던 친정팀 서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청용은 “항상 국내에 돌아오게 된다면, 서울(이란 선택지)밖에 생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건 아니었고, 서로 입장차이를 존중했다(결론을 내게 됐다)”고 했다. 기성용(31ㆍ마요르카)의 K리그 복귀 무산 요인 중 하나였던 ‘위약금’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이청용은 “추후에 서울과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K리그 복귀 무산 이후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로 향한 기성용도 이청용에게 축하를 보냈다. 이청용은 “성용이가 (소식을 듣고) 축하한다고 해줬다”며 “성용이도 국내에 돌아올 마음을 먹고 알아봤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쉬움과 받았던 상처가 컸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기성용이) K리그에서 뛸 수는 없지만, 나중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끝으로 이청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연기된 K리그 개막에 대해 언급하며 “하루빨리 코로나가 사라져, 축구 팬들이 안전하게 축구장에 와 경기를 즐겼으면 한다”며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길 소망한다”고 말을 맺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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